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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경영 허승범의 패기, 삼일제약 간염 치료제 개발에 전력투구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2-05 15: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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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경영 허승범의 패기, 삼일제약 간염 치료제 개발에 전력투구
▲ 허승범 삼일제약 대표이사 사장.
허승범 삼일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3세경영’을 본격화한 뒤 회사를 대폭 뜯어 고치고 있다.

보수적 사업구조를 바꿔 지방간염 치료제 등에 대담한 투자를 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허 대표의 ‘패기’에 오히려 기대감을 보인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은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일제약은 52주 신고가를 연일 갈아치우면서 한 달 사이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9%나 줄었는데 주식시장의 흐름은 이와 정반대인 셈이다.

삼일제약이 현재 개발 중인 지방간염 치료제 임상2상의 결과 발표가 3월로 다가온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일제약은 허 대표의 주도로 2016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NASH) ‘아람콜’의 기술도입 계약을 이스라엘 바이오제약회사인 갈메드와 체결했다. 

개발을 마치면 삼일제약은 국내에서 아람콜의 독점 판매권을 차지하게 된다. 지금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2b상을 진행 중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난친 음주를 하지 않았는데도 알코올성 간염과 비슷한 증상의 간경변이나 간암이 진행되는 병이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전체 지방간 환자의 80% 이상인데 최근 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이 질병 치료제의 시장규모가 350억 달러(40조 원) 이상으로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임상이 어렵다보니 아직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허 대표는 “삼일제약을 간 전문회사로 바꾸겠다”며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성공만 한다면 '초대형 블루오션'을 선점하게 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 한미약품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제 임상1상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일약품이 한발 앞선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는 미국 트리니티대를 졸업하고 2005년 입사했다. 2013년부터 아버지인 허강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최대주주는 아직 허 회장이지만 경영 실권은 이미 허 대표가 넘겨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분율 역시 허 회장과 0.44% 차이밖에 나지 않아 조만간 허 대표가 최대주주에 오를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허 대표는 지난해 허 회장에게 주식을 증여받고 올해 1월까지 여러 차례 지분을 매입하면서 11.32%로 늘렸다. 

삼일제약은 원래 연구개발비 비중이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어린이시럽 ‘부루펜’이 대표제품인데 신약 개발보다는 주력제품에 의존하는 보수적 회사로 평가받는다. 매출에서 해외수출 비중도 1%대에 채 못 미친다. 

그러나 1981년생 젊은 CEO인 허 대표가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회사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설립힌지 70년이 지난 삼일제약의 CI(기업이미지)도 지난해 ‘젊은 에너지와 전문성을 겸비한 믿음직한 회사’라는 의미를 담아 교체했다.

허 대표는 최근 67억 원을 들여 베트남 현지법인을 세웠다. 2016년에도 해마다 50억 원씩 총 150억 원가량을 공장 신규시설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는데 영업이익이 40억 원에 못 미치는 점에 비춰보면 대담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투자지역은 베트남 호치민”이라며 “이번 법인 설립을 통해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짓고 해외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영입에도 적극적이다.

허 대표는 2016년 말 간질환 분야에서 손꼽히는 권위자인 곽의종 박사를 고문으로 데려오고 비어있던 중앙연구소장에는 이정민 박사를 영입했다. 이정민 박사는 1993년부터 20여 년간 제약업계에 몸을 담았다.

허 대표가 연구개발과 시설 등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면서 회사의 순부채비율이 2016년 45.46%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15.03%로 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약개발 싸움이 치열한 제약업계에서 삼일제약이 기존 사업에만 기대서는 회사를 키우기 힘들다"며 "다만 허 대표의 투자가 수확으로 돌아올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리스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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