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의 체감성능과 사용자경험 발전을 차별화 요소로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디자인 변화나 큰 폭의 성능발전으로 출시 초반부터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보다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장기흥행을 노리며 스마트폰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9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사용경험과 편의성을 갤럭시S9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갤럭시S8에는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의 대규모 변화, 최초의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 탑재 등을 장점으로 앞세워 새로움을 강조했지만 올해는 제품전략에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최근 외국언론에서 공개한 갤럭시S9와 관련한 정보를 볼 때 이런 관측이 더 유력해지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벤처비트가 입수한 갤럭시S9 추정 제품 이미지에 따르면 스마트폰 외관 디자인이 갤럭시S8 시리즈와 비슷하다. 카메라와 지문센서 위치가 조금 변경되는 것 외에 큰 차이가 없다.
갤럭시S9의 구체적 성능정보가 담긴 제품 박스 사진도 BGR 등 전자전문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디스플레이 크기와 카메라 화소, 내장메모리 용량 등이 모두 갤럭시S8과 같은 수준이다.
갤럭시S9는 하드웨어 성능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스마트폰 내부 공간을 효율화할 수 있는 새 기판과 디스플레이 기술, 별도 센서를 적용한 얼굴인식기능 등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9의 휴대성과 배터리 용량이 개선되거나 얼굴인식을 통해 쓸 수 있는 결제 등 편의기능이 더 다양해지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변화가 적용될 공산이 크다.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부품업체 등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갤럭시S9의 외관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사용자경험과 체감기술 발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출시한 갤럭시S7 시리즈에도 이전작과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며 내부 체감성능을 개선해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올린 적이 있다.
고 사장이 올해 갤럭시S9 시리즈에도 같은 전략을 재현하며 흥행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볼 때 갤럭시S9는 외적 변화보다 내실에 집중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인터페이스 개선 등의 발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이런 전략변화는 지난해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의 판매량이 시장의 예상치를 소폭 밑돈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소비자들이 갈수록 높아지는 스마트폰 가격에 부담을 느껴 갤럭시S8 시리즈와 갤럭시노트8, 애플 아이폰X 등 초고가로 분류되는 신제품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올해 아이폰X 생산량을 줄이고 아이폰8과 아이폰7 등 비교적 가격이 낮은 제품에 판매를 집중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G6 후속제품 출시시기를 서두르지 않고 제품 개발과 시장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런 흐름에 맞춰 갤럭시S9의 생산원가와 가격부담을 낮추고 소비자들에 경쟁력을 인정받아 시장에서 장기흥행할 수 있는 ‘스테디셀러’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신제품에 큰 변화를 적용하면 초반부터 소비자의 눈길을 끌어 빠른 판매증가를 노릴 수 있다. 하지만 가격상승과 마케팅비 증가가 불가피해 장기흥행을 노리기는 어려워진다.
▲ 외국언론에서 공개된 갤럭시S9 추정 제품 박스와 디자인 이미지. |
고 사장은 최근 IT전시회 ‘CES2018’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에 눈길을 끌고 시장에서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제품보다는 지속성과 사용자 경험을 제품 개발에 중점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갤럭시S 단일 시리즈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대부분의 수요가 갤럭시S7에 집중됐고 지난해도 갤럭시노트8이 110만 원 안팎의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자 오히려 갤럭시S8에 꾸준한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라인업을 고성능 제품으로 강조하며 해마다 고용량 메모리와 듀얼카메라 등 최신기술을 집약해 내놓고 있다. 올해도 갤럭시노트9보다 갤럭시S9가 전체 판매량에 기여하는 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월26일 모바일박람회 MWC2018이 열리는 스페인에서 갤럭시S9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한 뒤 3월 중순부터 글로벌시장에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