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에서 대규모 투자를 벌이기로 했지만 성과를 내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대형 올레드사업과 비교해 투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25일 패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경북 구미 E5생산라인에서 중소형 올레드 생산성을 안정화하는 작업을 하는 동시에 파주 E6생산라인에서는 올해 3분기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2020년까지 중소형 올레드에 약 1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올해는 중소형을 포함한 올레드사업에 약 9조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올레드에서 생산 수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데다 투자금 부담을 줄일 방안도 여의치 않은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 E5생산라인에서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양산 시기가 8월 말로, 다시 하반기로 미뤄졌다. 당초 예상보다 최소 반 년가량 늦어진 셈이다.
파주 E6생산라인 역시 올해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잡았지만 3분기로 미뤄졌다. 최근 E6생산라인 3단계 투자과정에서 장비 반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점도 불안요소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국내 위주로 중소형 올레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어 대형 올레드사업과 비교해 투자금 부담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대형 올레드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는데 중국 지방정부와 손잡고 합작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시설투자 비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 현지에서 차입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올레드 생산라인은 파주와 구미 등에 위치하고 있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 국내에서 차입금을 얻거나 보유한 현금으로 투자금을 충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 만만치 않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 재무구조가 수년 동안 건전화돼있어 재무적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플 등 스마트폰회사들이 올해 중소형 올레드 수요를 크게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LG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애플은 초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가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단가가 높은 중소형 올레드 탑재 비중을 예상보다 줄일 공산이 커졌다.
제리 강 IHS마킷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중소형 플렉시블 올레드 단가가 높아 스마트폰회사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LCD패널이나 리지드 올레드를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플렉시블 올레드를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
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와 관련해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확장하기보다 사업 위험성을 줄이면서 적절하게 투자 타이밍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