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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 |
삼성그룹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실적 부진에 대한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3명의 사장이 물러나고 1명의 사장이 옮기면서 조직이 대폭 축소됐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은 자리를 지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장 교체라는 모험보다 재신임을 통해 기회를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사장은 스마트폰사업의 위상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 이돈주는 왜 물러났나
1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결과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재권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과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도 함께 퇴진했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산하 미디어솔루션센터(MSC)장을 맡던 홍원표 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전략실로 자리를 옮긴다. 이에 따라 IM부문 소속 사장은 7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IM부문에 대한 인사 칼바람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지난 수년 간 호황을 누리면서 IM부문 조직규모도 점점 커졌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사업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돈주 사장이 물러난 것은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 사장은 1979년 삼성에 입사해 지금까지 36년 동안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영업통’으로 활약했다. IM부문 수장인 신종균 사장과 함께 ‘갤럭시 신화’의 주역으로 불린다.
특히 IM부문이 올해 2분기와 3분기 두 분기 연속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이 사장이 신 사장 대신 IM부문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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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 |
이 사장은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4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직접 신제품 ‘갤럭시노트4’를 발표했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의 중국 출장에 동행하기도 했다.
반면 신 사장은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듯한 모습을 보여 삼성전자의 ‘얼굴’이 바뀐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아직 경영권 승계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에 수장 교체라는 큰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이라며 “다만 어떤 식으로든 IM부문에 경고를 줄 필요가 있어 이돈주 사장 등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유임된 신종균, 어깨 무거워져
신종균 사장은 최근 경질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유임됐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신 사장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모바일 1위 회사로 올라서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며 “앞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대표이사까지 오른 인물로 삼성전자의 대표적 ‘개발통’이자 ‘일벌레’로 유명하다. 그는 삼성전자가 ‘옴니아’ 실패로 애플에 밀리던 상황에서 ‘갤럭시S’를 선보여 삼성전자를 세계 스마트폰 업계 1위로 만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이재용 부회장은 신 사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지만 동시에 이돈주 사장 등을 물러나게 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을 정상화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 6조4300억 원에서 2분기 4조4200억 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3분기 다시 1조75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신 사장의 당면 과제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펼쳤지만 주력제품은 전체 스마트폰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그런데 애플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에 중저가시장을 내주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양상이 가격 중심으로 변하는 것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중저가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사장은 체질개선을 통해 ‘포스트 갤럭시’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도 안았다.
스마트폰사업을 이을 신사업으로 스마트홈과 웨어러블 기기 등 ‘사물인터넷(IoT)’이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서 가전과 소프트웨어 등 다른 사업부문과 유기적 협력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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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 |
◆ 홍원표 사장 인사이동의 의미는?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은 글로벌 B2B센터장 겸 글로벌 마케팅실장을 한 김석필 부사장을 대신해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으로 옮기고, 김석필 부사장은 이돈주 사장을 대신해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으로 이동했다.
홍 사장은 영업통인 이 사장과 달리 ‘통신맨’으로 불린다. 홍 사장은 2007년까지 KT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통신업계 사정에 밝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미국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만큼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등 IT업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홍 사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그동안 부사장급 조직이었던 글로벌마케팅실이 사장급 조직으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삼성전자 마케팅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기획과 마케팅, 광고까지 총괄하는 부서가 됐다는 설명이다.
홍 사장이 맡았던 미디어솔루션센터의 미래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누가 미디어솔루션센터의 차기 수장이 될 지 발표하지 않았다.
미디어솔루션센터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축소되거나 해체될 것이라는 나온다.
삼성전자는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 IM부문 산하 조직으로 미디어솔루션센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미디어솔루션센터가 야심차게 선보인 ‘삼성북스’와 ‘삼성비디오’ 등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결국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
반면 해외거점에 있는 미디어솔루션센터에서 만든 콘텐츠는 대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다.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밀크뮤직’이 대표적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삼성전자 콘텐츠사업은 해외 미디어솔루션센터에서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조직은 전사조직인 소프트웨어센터에 흡수된 뒤 타이젠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 전무는 “미디어솔루션센터는 해체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약간의 개선방향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