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계속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가 제작에 들인 6년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물을 꿈꾸는 원 대표에게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과함께는 22일 누적관객수 1359만 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3위에 올라섰다. 1400만 명 달성이 코앞이다.
신과함께의 성공은 충무로에서 ‘금기’로 분류된 판타지 장르 최초의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웹툰 원작으로도 처음 천만 문턱을 넘었다.
원 대표에게는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은 두번째 천만 영화다.
원 대표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함께’를 후배 추천으로 읽자마자 "본능적으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사숙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판권을 따내는 데 경쟁이 치열했지만 원 대표가 과거 ‘미녀는 괴로워’라는 일본만화로 영화를 만든 경험을 보고 주호민 작가가 원 대표를 선택했다.
2011년 판권을 산 뒤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까지는 6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연출자가 김태용 감독에서 김용화 감독으로 바뀌었고 배급사는 CJ엔터테인먼트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로 교체됐다. 시나리오도 30가지나 되는 버전이 나왔다.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수차례 다녀왔다.“ 원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만드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제작을 끝내고 예고편을 공개한 뒤에도 악플이 쏟아지다보니 개봉일까지 우울증 약으로 버텼다고 한다.
뛰어난 원작은 제작자의 운신을 제한하는 속박으로도 작용한다. 더군다나 원 대표가 원작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캐릭터 ‘진기한 변호사’를 없애면서 원작 팬들의 반발이 거셌다.
원 대표는 이 영화로 적지 않은 모험을 했다.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기 힘든 작품이다보니 믿음을 주기 위해 스스로도 직접 돈을 댔다. 전작인 ‘대립군’이 관객 83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쳐 더 절실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 대표의 모험은 1편 만으로 2편 제작비까지 회수하는 대성공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원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영화 최초의 프랜차이즈(시리즈물)'이라는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원 대표는 신과함께로 1편과 2편을 동시에 제작하는 한국영화에 유례없는 도전을 했다.
총 제작비만 400억 원이 들었지만 속편을 따로 찍으려면 세트를 부쉈다가 다시 만들어야 하고 배우들 일정도 다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원 대표는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서도 최소한 3편 이상은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드라마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신과함께 2편은 올해 여름 개봉한다. 속편까지 천만 관객을 모으면 원 대표는 10편의 제작 영화 가운데 3편이 천만 영화인 전무후무한 영화제작자가 된다.
원 대표는 “신과함께는 2편이 훨씬 재밌다”고 자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