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급 이상 인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문재인 정부 들어 1급 인사를 하지 않은 유일한 부처였는데 특히 김 위원장과 손발을 맞출 부위원장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신영선 부위원장과 신동권 사무처장, 그리고 상임위원 3명 등 1급 이상 고위직 전원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 곽세붕 공정위 상임위원(왼쪽)과 신동권 공정위 사무처장.
공정위는 정부 출범 후 고위직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번 사표 제출이 고위직 인사의 신호탄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인사를 통해
김상조 위원장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관급 자리인 부위원장으로는 곽세붕 상임위원이 유력하게 거명된다.
김 위원장이 힘을 쏟고 있는 소비자정책과 대기업정책에 이해가 높고 내부적으로 리더십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상임위원은 2016년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삼성SDI의 삼성물산 보유지분 처분규모를 경감할 때 실무자 의견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 기록은 삼성 특검에 영향을 미쳤고 곽 상임위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곽 상임위원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미국 샌디에이고대학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시32회로 공직에 입문회 공정위에서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시장분석과장, 소비자정책과장, 경쟁정책과장, 대변인, 소비자정책국장, 경쟁정책국장을 거쳤다.
소비자정책국장 시절 한국판 컨슈머리포트인 ‘비교공감’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비교공감에서 등산화, 드럼세탁기 기능세제,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을 비교실험해 결과를 공개했다.
경쟁정책국장 시절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 변경을 추진했다. 당초 자산 5조 원의 기준을 7조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10조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곽 상임위원은 심판관리2담당관이었던 2006년 민간 근무 휴직제도를 통해 1년 동안 KT경영연구소 전문위원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
신동권 사무처장이 부위원장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처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법학과를 나왔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신 처장은 행시 30기로 신영선 부위원장보다 1기수 빠르지만 연수원 교육을 함께받았다. 지난해 신영선 부위원장과 부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는데 신 부위원장이 임명되면서 신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사무처장 자리로 이동했다.
신 처장은 상임위원 임기를 한 달 남기고 사무처장으로 옮겼다. 상임위원이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는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엇박자 때문애 때문에 부위원장 임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신영선 부위원장은 임기를 2년 남기고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 부위원장은 지난해 1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해 부위원장에 올랐다.
신 부위원장은 과거 CJE&M 고발을 놓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갈등을 빚었고 삼성SDI의 삼성물산 보유지분 처분 규모를 줄이는 데도 반대하는 소신을 보이기도 했다.
뮨재인 정부 들어서는
김상조 위원장과 손을 맞춰 기업집단국 출범, 윤리준칙 제정 등의 작업을 이끌었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되기는 했지만
김상조 호의 토대를 다지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