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웅철 현대차자동차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2017년 6월13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서 열린 ‘2017 상반기 R&D 협력사 테크데이’ 행사에 참석해 우수 협력사의 전시품을 둘러보고 있다.<현대자동차> |
현대자동차가
정의선 부회장의 지휘 아래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차 등 미래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웅철 부회장은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기술개발을 맡아왔는데 미래차 개발에도 역할을 계속 확대할지 주목된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 오로라와 함께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자율주행기술 관련 공동개발 계획을 발표한다. 오로라는 구글과 테슬라 출신의 개발자들이 창업한 회사로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한다.
양 부회장이 현대차 측 발표자로 나선다. 정 부회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오로라와 공동으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하기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4일 밝혔다. 2021년까지 완벽한 자율주행 수준인 4단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일부 적용된 1~2 단계 수준”이라며 “2021년까지 4단계 진입이 목표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향상된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부회장은 연구개발 책임자로서 오로라와의 협력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래 전부터 자율주행사업에 관심을 쏟았다.
2008년 현대차가 대구시와 함께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대회 기간에 자율주행 시범구간을 활용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을 때 양 부회장은 교통정보통신체계(인포매틱스)와 첨단안전장치(ASV)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2012년에는 언론 기고문을 통해 “자동차와 IT 기술의 융합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 지능형 차량 개발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에서 이형근 부회장 등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양 부회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양 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이끌었던 만큼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차를 비롯한 미래차 개발에서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지영조 부사장을 영입해 전략기술본부장에 앉히는 등 인재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양 부회장이 그동안 현대차의 친환경차 개발을 주도하며 글로벌 협력업체들과 관계를 맺어와 미래차 개발도 총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선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있었던 임원 인사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임원 인사는 최종적으로 오너 경영인이 결정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양 부회장은 1954년 태어나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택사스주립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기계설계학으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년 가까이 미국 포드자동차의 연구개발센터에서 일했다.
2004년 현대차로 옮겨와 하이브리드카 개발실장, 전자개발센터장을 역임했다. 2011년 연구개발총괄본부 부회장으로 승진해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2009년 현대차 최초의 하이브리드카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부터 시작해 2016년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까지 현대차의 친환경차 개발을 주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