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엔저를 장려하는 듯한 태도를 바꿨다.
구로다 총재가 엔저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자 엔화 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베 내각에 대한 불만이 겹치며 엔화 약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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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
구로다 총재는 25일 일본 나고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율은 경제와 금융의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엔화 약세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대답했다.
구로다 총재의 이날 발언은 21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엔화 가치 하락이 너무 빠르다”며 “지나친 엔저는 일본경제에 불리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구로다 총재가 종전까지 “펀더멘탈에 따른 엔화 약세를 일본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던 데에서 달라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로다 총재와 아소 부총리 발언으로 시장에서 정부가 엔화 약세를 계속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고위당국자들이 급속한 엔화 약세를 우려하자 엔화 가치는 다소 올랐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17.96엔으로 전날 118.27엔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구로다 총재는 2% 물가 상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필요하다면 추가완화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일본은행 10월 금융정책결정회 회의록를 보면 정책위원 9명 가운데 4명이 추가 완화정책에 반대했다. 다수의견에 따라 추가 부양책은 채택됐지만 일본 내부에서도 정책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로다 총재가 대내외적으로 한계에 직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