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은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2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은 거의 3조 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내수 부진으로 백화점과 마트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 롯데마트 영업이 사실상 마비됐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2011년까지만 해도 1조7천억 원에 이르렀으나 지난해에는 5천억~6천억 원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문인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8년 만에 임금을 동결했다. 롯데마트 역시 책임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이런 상반된 분위기가 이번 임원인사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몇 년 사이 이뤄진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다.
2016년 롯데쇼핑에서 전무 4명을 포함해 모두 50명이 승진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원준 부회장, 강희태 사장, 윤종민 사장과 임병연 부사장 등을 포함해 모두 48명 승진하는 데 그쳤다. 전체 승진자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전무급 이하 승진자는 2016년보다 6명이나 줄었다.
반면 롯데케미칼 승진자는 2016년 22명에서 지난해 30명으로 늘었다.
두 회사의 임직원 수를 비교하면 이런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임원인사가 발표되기 직전인 2016년 말 기준으로 임직원 수는 롯데쇼핑이 2만6357명, 롯데케미칼이 2857명이다.
허수영 화학BU장(사장) 역시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허수영 사장은 재판을 받고 있어 지난해 2월 임원인사에서 4명의 BU장 가운데 유일하게 부회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1심 선고공판에서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나이와 실적 기여도 등이 고려돼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 사장은 4명의 BU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가장 선배다. 롯데케미칼이 주력계열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여도도 매우 높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기존 롯데쇼핑 소속이던 경영혁신실 임직원들이 롯데지주로 옮겨가면서 롯데쇼핑에서 승진자가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 롯데쇼핑에서 롯데지주로 소속이 바뀐 임원만 해도 모두 29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