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인사가 해를 넘기고 예상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부 승진과 기존 최고경영자들의 순환인사, 외부수혈 등을 놓고 금융계열사 사이의 내부조율이 이뤄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삼성 전자계열사의 인사가 마무리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삼성 금융계열사의 임원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경우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꾸리는 절차를 밟아야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논의하는 이사회조차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고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등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대다수 최고경영자들의 임기가 많이 남았지만 앞서 이뤄진 삼성 전자계열사 등의 임원인사에서 50대 사장들이 전면에 나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삼성 금융계열사 인사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내부적으로 삼성 금융계열사의 인사기조를 어떤 방향으로 잡을지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면서 논의에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신속하게 인사가 마무리된 삼성 전자계열사의 경우 최고 수장이었던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10월14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삼성전자에 ‘작은 미니전략실’로 꼽히는 사업지원TF가 마련되면서 인사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 제조업 계열사에서도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반면 삼성 금융계열사의 경우 당장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인사가 마뜩치 않은 데다 인력풀이 좁아 그 자리를 메울 인사도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열사의 경우 임추위를 꾸려야하는 만큼 일괄적으로 임원인사를 발표하기 어려운 점도 인사가 늦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점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처럼 순환인사 형태의 인사를 실시할 경우 금융당국의 눈 밖에 날 가능성도 있다.
외부인사를 데려오는 방안도 있지만 심성그룹의 경우 공채 중심의 순혈주의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가 2월5일에 이뤄지는 만큼 ‘오너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길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임원인사가 미뤄지면서 삼성화재의 경우 최고재무책임자(CFO)자리가 한 달 넘게 대행체제로 유지되는 등 조직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