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욱 차바이오텍 대표가 줄기세포 치료제의 연구개발 전략을 짜는 데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배아줄기세포의 연구 허용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차바이오텍 공동대표로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줄기세포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상업화를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유일한 회사이기도 하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현재 희귀, 난치질환 20개로 연구범위가 제한돼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필요할 경우 질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연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20일 발표한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에도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관련한 법 개정을 위한 절차에는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제의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영욱 대표의 역할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차바이오텍은 연구개발부문 강화를 위해 4월 이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기존 최종수 대표가 사업부문, 이영욱 대표가 CTO(최고기술경영자)를 맡으면서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부문에서 역할을 나누는 구조다.
이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연구개발분야 출신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중앙대학교에서 약학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와 경영활동을 해왔다.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한미약품, 베르나바이오텍 등을 거쳐 2009년부터는 동국제약 대표로 있다가 올해 차바이오텍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바이오텍은 현재 국내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노인성 황반변성(건성) 치료제와 급성 뇌졸중 치료제, 간헐성파행증 치료제 등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 치료제의 경우 시장규모가 3조 원을 넘어서는데 인구 고령화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현재 유일한 치료제는 혈전용해제인 조직 플로스모겐 활성화제(tPA)뿐이지만 발병 3시간 이내 투여하지 않으면 출혈과 사망 등 부작용 가능성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현재 차바이오텍은 뇌졸중 치료제의 임상 1/2a상을 마치고 행정상 절차가 끝나는 대로 내년 임상 2b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임상과 상용화 과정에서 대형 제약사 실무경험을 갖춘 이 대표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기존에 진행하던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말고도 추가적 연구의 문이 열리고 있는 만큼 이 대표로서는 새로운 연구개발 과제를 설정해야 할 책임이 더 무거워진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연구의 규제 완화 가능성으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며 "향후 임상 진행 뿐 아니라 차기 전략 치료제 등의 선정방향에 따라 성장성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