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7-12-24 14: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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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다스와 관련한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이번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다스 사이 연결고리를 밝혀낼지 주목된다.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논란이 있는 자동차시트 생산기업으로 그의 형인 이상은씨가 회장으로 있다.
▲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등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관계자들이 다스 실소유주의 횡령·조세포탈, 정호영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등 혐의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다스 실소유주와 관련한 검찰수사는 이번이 다섯번째다.
대검찰청은 다스 의혹을 수사할 전담수사팀을 10여 명 규모로 서울동부지검에 꾸린다고 22일 밝혔다. 정식 명칭은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 사건 수사팀'으로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팀장을 맡는다.
그동안 다스 관련 수사에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을 강조하고 있고 다스가 전 정권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의혹들이 추가로 제기된 만큼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도 검찰수사에 힘을 더하고 있다. 최근 다스 주식을 사들여 실소유주를 확인하자며 추진되고 있는 모금운동 '플랜(Plan) 다스(DAS)의 계'가 목표금액 150억 원을 돌파하고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는 중이다.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도 ‘판도라의 상자 - 다스는 누구의 것인가?' 편을 통해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방송에서 이상은 다스 회장의 운전기사로 18년을 일했다는 김종백씨는 이상은 회장이 회장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단돈 100만 원도 마음대로 쓰지 못했고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던 김성우 전 사장의 힘이 더 셌다는 것이다.
김종백씨는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유가 맞다"고 망설임없이 단언했다.
과거 다스에서 근무했던 간부 역시 방송을 통해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왕 회장이라고 불렀다"며 "이 전 대통령이 오면 회사에 비상이 걸려 물청소를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경주 본사에 올 때는 항상 회장실로 들어가 회의를 했는데 중요한 결정을 직접 내리기도 했다고도 전했다.
다스에 다니고 있는 한 직원은 “20년을 다녀도 전무는 커녕 실장까지 간 사람도 없다, 대부분 잘리니까"라며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은 입사한지 5년 만에 전무를 달았으니 역시 (다스는) 이 전 대통령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씨는 다스의 회계총괄이사와 주요 해외법인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7일 다스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다스의 실소유주와 정호영 전 특별검사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참여연대 등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다스 실소유주가 차명계좌를 통해 2008년까지 120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횡령, 범죄수익 은닉, 조세회피 혐의를 저지른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호영 전 특검이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수사하면서 이 비자금을 확인하고도 직무유기를하고 사건을 덮었다며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당시 정 전 특검이 실소유주를 밝힐 주요 단서를 발견하고도 수사를 본격화하지 않고 이 전 대통령을 무혐의 처분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 전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질적 소유자라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당시 특검의 결론을 두고 '살아있는 권력 앞에 특검이 칼을 꺾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