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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적자 감수한 신약 개발 사투의 수확 앞둬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12-22 14: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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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적자 감수한 신약 개발 사투의 수확 앞둬
▲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자금력 한계에도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노력의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상 중인 신약이 국내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데다 또 다른 개량신약 역시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항체 신약인 ‘HL161BKN’을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박승국 대표는 이번 기술수출로 앞으로 15년 동안 30억~40억 달러 정도의 기술이전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세계 최대의 신약개발 전문사(NRDO)인 미국 로이반트 사이언스와 5400억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로는 가장 큰 규모의 기술수출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올바이오파마는 계약금 3천만 달러, 연구비 2천만 달러를 먼저 받고 임상시험과 판매허가 등 단계별로 로열티(기술료)를 최대 4억5250만 달러까지 받는다. 

HL161BKN은 기존 치료제가 거의 없는 희귀성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한 신약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침입으로부터 몸을 지켜야 할 항체와 면역세포가 되레 몸을 공격하는 병인데 HL161BKN은 이 면역물질의 분해를 촉진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은 류마티스관절염 정도지만 이 밖에도 루푸스, 건선, 근무력증 등 여러 질환들이 있다.

현재는 혈액을 뽑아 그 안에서 지나친 면역반응을 하는 물질을 걸러내고 다시 몸에 넣는 방식으로 치료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심하고 치료비용도 비싸다. 하지만 HL161BKN의 효능이 입증되면 간단한 주사로 치료가 가능해진다. 

박 대표는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2년이 되기 전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3년까지 수년 동안 적자에 시달리다 이후에도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는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박 대표는 매년 한올바이오파마 매출의 10%가량을 연구개발에 쏟아 부어왔다.

연구개발 위주 제약사로 성장을 꿈꿨으나 쉽지 않았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0년대 초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수액제의 판권을 원개발사인 박스터가 회수하고 여기에 일괄 약가 인하정책까지 시행되면서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9억 원을 보며 한올바이오파마를 사들인 대웅제약이 ‘승자의 독배’를 마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2015년 연구개발부문 강화를 목적으로 1046억 원을 투자해 한올바이오파마 지분 30%를 인수하고 공동경영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당시 야심차게 진행하던 글로벌 신약 프로젝트들이 좌초된 데다 수익성도 악화한 상황이었는데 대웅제약과 공동개발로 비용절감이 가능해지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일괄 약가 인하 이후부터는 수익성이 떨어져 생각만큼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그동안 연구개발에만 초점을 맞춰왔는데 이제는 견조한 성장과 함께 연구개발사업도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인수가 추진되는 데는 박 대표의 영향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대웅제약 생명공학연구소장 출신이다. 1992년 입사해 1997년 당뇨족부궤양 치료신약인 ‘이지에프’를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07년 한올바이오파마로 자리를 옮기고서는 2013년 대표에 오르기 전까지 바이오연구소장으로서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자가면역질환치료 항체신약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함께 바이오베터(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도 공동개발하고 있다.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2상 신청을 승인받았으며 개발비용과 수익은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이 50%씩 나눠 차지한다.

안구건조증 치료제시장은 몇 안되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처방약으로 허가 받은 품목수가 매우 적은 데다 그나마 있는 치료제들도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 태플릿PC 등 모바일기기 사용이 늘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HL161BKN와 HL036 임상 등과 관련해 "임상이다보니 가능성을 100%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로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며 "박승국 대표가 바이오연구소장 시절부터 직접 개발을 주도해왔고 바이오관련 전문가인 만큼 경영뿐 아니라 사업 전반적 부분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주가는 20일 전날보다 30%(4650원) 오른 2만15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53%가량 뛰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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