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기술을 선도하기에 현대일렉트릭은 아직 2% 부족하다.”
주영걸 대표는 현대일렉트릭이 이미 매출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내고 있지만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그는 “글로벌 전기전자기기시장은 기회의 바다"라며 기술개발을 통해 해외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19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일렉트릭은 전 세계 전력시장 수요의 증대로 내년부터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일렉트릭은 전기전자기기 가운데 변압기, 회전기, 차단기, 배전반 등 발전설비 관련 기기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60~65%가 해외에서 내고 있는데 중동이 26%, 유럽이 14%, 미주가 13%를 차지한다.
글로벌 전기전자기기시장은 선진국의 발전설비 교체 수요와 신흥국의 새 발전설비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2020년까지 매년 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중동지역에서 고객사와 신뢰관계를 공고히 하며 추가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와 동시에 매출처 다각화를 위해 동남아와 유럽에서도 사업장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30년 이상 현대중공업의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현대일렉트릭의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현재 매출 대비 2% 수준인 연구개발비 비중을 2021년까지 5%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과 헝가리에 해외 연구소를 두고 있는데 기계공학이 발달한 스위스에 추가로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주 대표는 '2% 부족한 현대일렉트릭의 기술수준'을 두고 “기술을 선도하는 곳에 연구개발센터를 만들어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에서 선박용 발전기 설계기술 국산화, 100~500㎿급 터보발전기 국산화 등을 이끌었는데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앞서 가려면 결국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 대표는 기술력 강화와 동시에 해외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다. 발전설비 수요가 견조한 중동과 미국뿐 아니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과 중국 공략도 본격화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9월 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싱가포르지사와 함께 동남아에서 영업범위를 넓혀가기로 했다. 현대일렉트릭은 2021년까지 동남아에서 매출 7천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0월에는 중국의 고압차단기제조회사 현대중공전기유한공사를 인수해 중국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의 불가리아법인을 인수해 중동과 동유럽에 수출하는 변압기의 원가경쟁력을 높였다. 불가리아는 다른 생산법인보다 임금이 낮아 원가를 줄일 수 있다.
주 대표는 1957년 태어나 부산대 전기과를 졸업하고 1983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에 입사 한 뒤 30년 넘게 부서에 남아 풍력발전 총괄임원, 전력기기 총괄임원 등을 거친 전기전자사업 전문가다.
올해 4월 현대일렉트릭이 현대중공업에서 분할해 나올 때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됐고 11월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주 대표는 전기전자기기에서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한 만큼 항상 ‘기본에 충실한 품질’을 늘 강조한다”며 "기술개발도 결국 신뢰를 쌓기 위한 첫걸음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