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과도하게 쌓인 재고를 줄이기 위해 내년에 판매목표를 낮출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12일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지난 3년 동안 무리하게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초과로 생산하면서 재고가 위험 수준으로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이 연구원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매 판매량보다 낮은 생산목표를 설정해야하기 때문에 생산(판매)목표를 낮추는 것은 재고 수준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중국, 미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연간 글로벌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전 세계에서 825만 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1~11월 전세계에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6.8% 줄어든 659만 대를 파는 데 그치면서 판매목표 달성이 멀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도 연간 판매목표인 813만 대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는데도 올해 연간 판매목표를 높여 잡았다.
내년에는 연간 판매목표를 770만 대 안팎으로 낮춰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까지 매년 연간 판매목표를 높여왔다.
내년 중국 자동차 수요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현대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2018년 중국 자동차 수요가 2017년보다 1.3% 줄어들면서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정부는 구매세 인하정책을 펼쳐 자동차 수요가 증가했는데 내년부터 구매세 인하정책을 종료한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자동차 수요 역성장을 두고보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중국인구 1천 명 당 자동차 보급대수가 154대로 신흥국과 비교해서도 낮다는 점 등을 감안해 중국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 수요가 역성장할 것이란 우려와 현대차와 기아차가 보수적 생산(판매)목표를 제시한 점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만도, 현대위아 등 자동차업종 대표회사 주가의 하락 요인”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