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이 올해 초 취임한 뒤 그동안 조직안정과 체제정비에 초점을 뒀던 만큼 이번 신한은행의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위성호체제’를 꾸려갈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7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과 글로벌부문을 강화했지만 당시 인사 폭은 크지 않았던 만큼 이번 정규 임원인사가 사실상 첫 임원인사인 셈이다.
신한은행 부행장 7명 가운데 6명이 올해 말에 임기를 마치는 등 상무급 이상 임원 16명 가운데 11명이 올해 말 임기를 마친다.
올해 안에 임기를 마치는 부행장들을 살펴보면 서현주 영업기획그룹 부행장과 왕태욱 소비자브랜드그룹 부행장, 최병화 기업그룹 겸 대기업그룹 부행장, 권재중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이기준 여신심사그룹 부행장, 허영택 글로벌사업그룹장 등이다.
신한은행이 올해 KB국민은행과 순이익 경쟁에서 뒤처진 만큼 분위기 쇄신 및 새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큰 규모의 물갈이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현주·왕태욱·최병화·권재중 부행장의 경우 4년여 동안 부행장으로 일해온 만큼 신한은행 경영일선에서는 한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들이 올해 초 지주 회장과 행장이 동시에 교체되는 상황에서도 신한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공로가 있는 만큼 일부는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이동할 수도 있다.
위 행장이 디지털부문을 줄곧 강조해온 만큼 최근 금융권에서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과 맞물려 디지털부문을 강화하는 인사도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위 행장은 10월 "아날로그 시대에 잘했던 직원이 디지털 시대에도 계속 잘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말한 만큼 디지털부문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 ‘깜짝’ 외부인사를 영입해 중책을 맡길 수도 있다.
위 행장은 취임한 뒤 빅데이터 전문가로 꼽히는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영입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순혈주의가 강한 은행권에서 이례적으로 외부인사에게 디지털전략의 주도권을 맡긴 셈인데 빠르게 변하고 있는 디지털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전략을 여러 시각에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만큼 외부인재 수혈에 힘쓰는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최근 열린 임원·본부장 워크숍에서도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내부 인재육성과 외부 전문가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 행장은 올해 디지털과 글로벌 등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아 체제를 정비한 만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서 각 부문을 이끌 부행장들을 고르는 데 고심할 것”이라며 “이번 연말 임원인사는 위 행장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