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등 글로벌 전자업체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하고 있는 ‘마이크로LED’의 상용화가 예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올레드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 한국업체의 글로벌 디스플레이시장 지배력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마이크로LED가 전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의 흐름을 바꾸기는 아직 역부족”이라며 “LCD와 올레드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바라봤다.
마이크로LED는 미세한 크기의 LED반도체를 디스플레이 발광재료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 고해상도 구현과 전력효율 및 응답속도 개선에 가장 유리한 방식의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최근 애플이 대만과 미국업체에 협력해 마이크로LED 상용화를 추진 중인 정황이 나타나며 LCD와 올레드 등 기존 디스플레이 기술이 완전히 대체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업계에서 나왔다.
고 연구원은 “일본 소니는 이미 마이크로LED 기반 TV를 올해 초 공개했고 중국 BOE는 내년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관련제품을 내년 초에 처음 선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크로LED는 LCD와 올레드의 장점을 모두 갖추면서도 패널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형태변화가 자유롭고 가벼워 곡면화면이나 접히는 스마트폰에 적용하기도 알맞다.
올레드를 차세대 기술로 점찍어 확실한 기술우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자칫 마이크로LED 분야에서 뒤처져 패널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고 연구원은 “마이크로LED는 아직 가격 경쟁력과 공급업체, 수요처 등이 확실치 않다”며 “성장전망이 불안하기 때문에 아직 의미있는 기술로 보기는 어렵다”고 파악했다.
욜디벨롭먼트 등 일부 시장조사기관은 마이크로LED패널시장 규모가 향후 7~8년 안에 연간 3억 대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일본 소니가 개발한 마이크로LED패널의 구조. |
고 연구원은 “마이크로LED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아직 근거가 제한적이고 신뢰하기도 어렵다”며 “LCD와 올레드패널의 세력이 앞으로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에서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 시설투자효과가 나타나 실적 급증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LED가 예상보다 빨리 상용화될 경우 올레드패널에 투자한 성과를 거두기도 전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며 두 회사가 한숨을 돌리게 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해외 마이크로LED 전문업체에 투자해 기술 연구개발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LED시장 성장에도 어느 정도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고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디스플레이와 전자업체가 마이크로LED 기술개발과 도입을 노려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핵심기술로 자리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