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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졸업 멀어지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11-18 18: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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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졸업 멀어지나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아시아나 A380 1번기 도입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뉴시스>

아시나아항공의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와 관련해 운항정지 처분이라는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국토부의 처분에 법적대응까지 들고 나온 것도 아시나아항공의 자율협약 졸업이라는 지상과제 달성이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666억 원을 내며 자율협약 졸업을 향해 순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토부의 운항정지 처분은 찬물을 끼얹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손실로 흑자기조가 무너질 수 있고 이미지도 치명적 훼손을 당할 수 있다.

◆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졸업에 차질빚나

아시아나항공은 국토부가 45일 간 운항정지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초강수로 대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심의위원장을 교체해 다시 심의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정부 정책사업에도 발을 빼겠다며 국토부를 압박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사의 밥줄이나 마찬가지인 항공운수배분권을 쥐고 있는 국토부를 상대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운항정지를 막으려는 박삼구 회장의 강한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의 자율협약을 졸업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운항정지를 당할 경우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정지를 당할 경우 예상되는 피해는 단순 계산으로도 135억 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하루 1회 샌프란시스코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데 왕복운항으로 약 3억 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45일 동안 운항이 정지되면 당장 135억 원 정도의 매출이 줄어든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이 그동안 쌓은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도 있다.

운항이 정지되는 45일 동안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했던 고정 고객이 이탈하는 등 아시아나항공이 입게 될 유무형의 피해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의 연간 수송인원은 17만 명, 탑승률은 평균 85%에 이른다. 탑승객이 가장 많았던 2012년의 경우 매출은 130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적자를 낸 이후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연이어 흑자를 달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666억 원에 이른다.

◆ 돌아온 박삼구, 1년의 공격경영

박삼구 회장은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 대표로 돌아왔다. 4년 만의 복귀였다.

박 회장은 올해 1월 ‘제2의 창업’을 내새우며 주요 계열사의 경영정상화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그 핵심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부터 5년째 자율협약을 진행중이다.

박 회장은 공격경영을 들고 나왔다.

박 회장은 A380을 도입하고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중심의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에어부산의 경우 부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노선확장에 한계가 있다.

박 회장은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최대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을 지난 5월과 6월 1대씩 도입했다. A380은 좌석만 500석 안팎으로 중장거리 노선에 최적화된 기종이다.

A380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프랑스 파리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됐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 기종을 내년 2대, 2017년 2대 등 총 6대로 늘려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A380 1대의 가격은 약 4300억 원에 달한다. 6대를 구입하려면 2조6천억 원이 든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해 매출은 5조~6조 원 사이를 오간다.

A380 2대를 도입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분기 694.6%에서 2분기 739.9%로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하려면 적어도 500억 원 정도의 초기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예상한다.

박 회장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업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 8월 “제2의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저비용항공사 설립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박삼구,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졸업 멀어지나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내실경영으로 전환하라" 내부 불만


박 회장이 공격경영을 위해 다른 비용을 절감하고 그 과정에서 안전문제에 소홀하게 됐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이륙 1시간 만에 기체 이상을 발견하고도 4시간을 더 운항해 목적지까지 갔다. 원래 규정대로라면 인근공항으로 회항해야 했지만 비행을 감행했다.

당시 항공업계에서 무리해 보이는 이런 의사결정을 두고 비용을 아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회항할 경우 해당 부품을 수리해야 하는 데다 다시 비행기를 띄울 때까지 탑승객에게 숙식을 제공해야 한다. 대체항공편을 운항하게 되면 수억 원의 추가부담도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무리한 비행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비용절감 노력은 치열하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조종사들이 장거리 비행을 할 경우 숙식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비행기에 2명의 조종사가 함께 출발해 한 명은 조종을 하고 한 명은 그동안 잔다”며 “무리한 스케줄로 조종사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회장이 저비용항공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서자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A380 등 신기종 도입에 따라 향후 수조 원의 자금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부채비율을 낮추고 내실을 다져 채권단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는데 박삼구 회장이 또 다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무리하게 항공기를 운항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기 가동률을 높였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항항공의 올 1분기 여객기 월평균 가동시간은 각각 362시간과 357시간을 기록했다. 아시아나의 지난해 여객기와 화물기 월평균 가동시간도 각각 369시간과 422시간으로 대한항공(여객기 363시간, 화물기 324시간)보다 높았다.

항공기의 월평균 가동시간은 장거리 노선이 많을수록 급격히 오른다. 단거리 노선은 승객 탑승 대기시간 과 이착륙 정비 등으로 항공기의 지상대기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단거리 노선을 많이 운영하고 있지만 월평균 가동시간은 대한항공보다 많다.

◆ 박삼구에게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과 금호리조트 등의 경영권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사실상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금호아시아나그룹 대부분의 계열사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형 국적 항공사라는 이점도 지니고 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 특별히 애착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금호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그룹 이름을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로 바꾼 것도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자율협약을 졸업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의 졸업요건을 달성하지 못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자율협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했다.

채권단은 2010년 자율협약 체결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자율협약 졸업 요건으로 ‘영업이익 및 이자보상배율 등 경영목표 달성’,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자체 신용으로 자금조달’, ‘채무상환계획 제시’, ‘결산기준 부채비율 400% 이하’ 등 4개 요건 가운데 3개 이상을 충족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이 자율협약 졸업 요건으로 제시한 사항 가운데 '영업이익 및 이자보상 배율 등의 경영목표 달성'과 '부채비율 400% 이하 달성'을 이루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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