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 부회장은 꼼꼼한 일처리도 유명하다. 사업의 세밀한 부분까지 챙겨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하 부회장은 LG그룹 계열사들의 사업을 파악해 사업 간 협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연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앞으로 LG그룹의 신사업 간 시너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들의 자동차 전장부품과 친환경사업 등 신사업이 계열사 간 협력을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전장부품사업 대표 격인 LG전자 VC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7730억 원을 내 2015년보다 51% 급증했다.
LG전자는 LG화학과 함께 GM의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LG이노텍도 센서 개발을 통해 그룹의 전장부품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 부회장은 지주사 LG의 대표로 그룹 계열사들의 사업현황을 따져 사업이 겹치는 경우 사업성이 더 유리한 쪽에서 하도록 유도하고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 협력하도록 연결해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번 부회장 승진과 함께 LG그룹에서 하 부회장의 입지도 높아진 만큼 앞으로 시너지작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LG 관계자는 “하 부회장이 계열사들의 사업을 어떤 구체적 방법으로 교통정리 하는지 외부에 알릴 순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승진을 통해 계열사 간 협력 강화에 힘이 더 실리게 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 부회장이 계열사들 간 협력을 이끌 수 있는 힘은 꼼꼼한 경영스타일에 있다. 그는 LG디스플레이시절 굵직한 계약들을 치밀한 자료 준비를 통해 성공으로 이끌었는데 이런 꼼꼼함이 계열들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나눠하거나 교통정리하는 데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하 부회장은 1999년 구본준 LG 부회장이 네덜란드 필립스와 디스플레이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협상에 나설 때 협상과 관련된 구체적 사안을 일일이 챙겨 필립스 측을 설득했다. 이때 구 부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을 맡았을 때는 애플을 끈질기게 설득해 공급계약을 이끌었다. 권영수 당시 LG디스플레이 대표가 애플의 실무진과 신뢰관계를 쌓고, 하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LCD 기술력, 생산능력 등 관련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 설득작업을 펼쳤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최대 공급사로 발돋움했고 하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에 있는 동안 세계 중소형 LCD시장 점유율 1위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하 부회장이 꼼꼼한 경영스타일을 보여 60곳이 넘는 계열사들의 사업을 일일이 챙길 수 있다는 말도 듣는다.
LG 관계자는 “하 부회장은 이미 2012년 LG디스플레이 시절에도 지주사 시너지팀장을 맡은 적이 있다”며 “하 부회장의 치밀한 경영스타일이 현재 지주사에서 하고 있는 협력강화에 잘 들어맞고 있다”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1956년 태어나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LG금속에 입사한 뒤 LG디스플레이 영업기획팀으로 옮겨 전략기획담당, 중소형사업부 부장 등을 거쳤다.
2013년 LG전자 HE(생활가전)사업본부 사장에 올랐고 2014년 LG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11월30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