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가 독일 선사 함부르크수드(HSDG)의 주식을 100% 매입한 것과 관련해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라고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는 “컨테이너정기선 운송업자들은 개별 사업자 지위보다 컨소시엄을 통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처음으로 컨소시엄 단위로 경쟁제한 가능성을 분석했다”며 “시장집중도, 다른 해운기업에 미치는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두 기업의 결합은 관련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실질적 경쟁제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함부르크수드의 주식 100%를 매입하기로 하고 올해 4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당시 머스크는 전 세계 컨테이너정기선 운송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함부르크수드는 7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두 기업은 외국계기업이지만 한국에서 연매출이 200억 원이 넘어 기업결합을 하려면 한국 공정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기업결합으로 극동아시아의 중미·카리브해항로에서 컨소시엄 단위로 54.1%의 시장점유율, 남미·서해안항로에서 컨소시엄 단위로 65.9%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강력한 시장지배적 지위를 얻은 것으로 파악했다.
공정위는 시정조치로 중미·카리브해항로 컨소시엄 탈퇴와 남미·서해안항로 컨소시엄 계약기간 연장금지를 명령했다.
컨소시엄 내 구성원의 민감정보를 수집했다면 머스크와 함부르크수드 상호간은 물론 다른 구성원에게 제공 또는 공개하는 것도 금지했다.
공정위는 머스크와 함부르크수드의 결합기업이 컨소시엄 탈퇴일과 계약기간만료일로부터 5년 동안 기존 컨소시엄 구성원이 참여하고 있는 다른 컨소시엄에도 가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10개의 글로벌 해운사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해관계가 유사한 일본과 중국 등 경쟁국과 전화회의를 하는 등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해운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장구조 재편에 따른 사업자들의 인수합병 등을 면밀히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