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식 대표가 제4이동통신에서 CJ헬로의 활로를 찾을까?
CJ헬로가 제4이동통신에 진출하게 된다면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가 최근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를 탈퇴하기로 결정하자 제4이동통신사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CJ헬로는 알뜰폰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1위 사업자가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를 먼저 탈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CJ헬로가 알뜰폰사업을 접으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CJ헬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알뜰폰협회에 참여한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상이해 탈퇴하기로 결정했을 뿐 알뜰폰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며 “LTE 중심의 알뜰폰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는 10월 회사이름을 CJ헬로비전에서 CJ헬로로 바꿨다. CJ헬로가 최근 연이어 대대적 변화를 추진하자 또 다시 CJ헬로의 제4이통사 진출설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따라 알뜰폰 가입자 이탈현상이 본격화되고 있어 CJ헬로가 제4이통사에 지출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와 정치권에서 제4이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8월 알뜰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가장 바람직한 통신비 인하해법은 제4이통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그동안 재무건전성 요인 때문에 제4이통사를 선발하지 못했는데 진입장벽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약속햇다.
통신사업은 에비타(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1년에 10조가 넘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에게 매력적 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통신사 설립에는 최소 2조 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해 CJ헬로가 독자적으로 설립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CJ헬로는 제4이통사 설립 가능성을 매번 부정해왔다. 정부도 2010년부터 7차례나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추진했지만 후보사업자의 재정적 능력 부족을 이유로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CJ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있다면 CJ헬로의 제4이통사 설립은 수월해 질 수 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경영복귀 뒤 CJ헬스케어 매각을 추진하는 등 사업구조개편을 진행하고 있는데 CJ헬로도 어떤 식으로든 사업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지난해 CJ헬로 매각에 실패했던 만큼 이번에는 오히려 CJ헬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4이통사 진출을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변 대표도 CJ헬로의 재매각 가능성을 일축하며 그룹차원에서 CJ헬로를 키우려 한다는 입장을 매번 밝히고 있다.
제4이통사를 설립하면 CJ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JCGV와 CJE&M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확보하고 있고 CJ오쇼핑, CJ제일제당 등이 생활밀착형 사업을 하고 있어 CJ헬로는 기존 이통3사와 차별화된 결합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또 CJ대한통운의 물류사업과도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는 최근 사물인터넷망을 활용해 화물추적 등을 할 수 있는 물류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21일 드론을 이용해 물류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제4이동통신 설립을 도우려고 하는 지금이 CJ그룹이 통신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며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도 기대돼 그룹차원에서 제4이동통신 진출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