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는 주력시장인 중국에서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최근 몇년 사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2012년 매출 8조 원을 넘은 뒤 지난해까지 매년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5조7200억 원으로 2012년 8조1천억 원보다 29%가량 적다.
하지만 증권가는 올해 두산인프라코어 매출이 6조5천억 원 수준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바라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일대일로사업의 본격화로 수혜를 입고 있다.
일대일로사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60여 개국을 육해상으로 연결해 거대경제권을 만드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덕분에 중대형건설기계 판매가 늘면서 부진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사업도 활기를 찾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10월까지 중국에서 굴착기 8650대를 팔았는데 연말까지 1만 대를 넘어설 경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서 연간 1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이다.
업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어려운 시기를 넘긴 데 손동연 사장이 추진한 구조조정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손 사장은 2015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세 차례 희망퇴직으로 임원 30%를 감축하고 조직을 통폐합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감소에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
손 사장은 새 성장동력으로 자체개발한 친환경 엔진 ‘G2엔진’의 매출처를 늘리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별 배기규제에 부합하는 엔진개발과 함께 지게차, 상용차, 농기계, 발전기 등 수요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11월 중국의 최대 농기계업체인 로볼(Lovol)과 합작법인 ‘로볼두산’ 설립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로볼두산은 앞으로 G2엔진을 중국 배기가스 규제 등에 맞춰 현지화한다. 특히 2019년 유럽연합이 미세먼지 배출량을 0.015(g/kWh)로 제한하는 배기규제 ‘스테이지5’를 시행하면 두산인프라코어가 엔진사업을 더 키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미 스테이지5 기준에 맞춰 기술개발을 마친 상태이며 시행 시기에 맞춰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손 사장은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에 올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박용만 회장이 두산그룹 수장에서 물러나 두산인프라코어 사내이사로 복귀하면서 오너-전문경영인 형태로 꾸려지고 있다.
박 회장이 2012년 두산그룹 회장에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불러온 인물이 손 사장인 만큼 쌍두마차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은 한양대 정밀기계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석사,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기계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 초 한국인 최초로 GM 본사 총괄부사장에 올라 화제가 됐지만 14일 만에 두산인프라코어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옮겼다.
박용만 회장이 당시 그를 직접 영입했는데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손 사장은 CTO 역할뿐 아니라 3년 만에 CEO에 올라 구조조정을 끝내고 엔진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손동연 사장이 아무래도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만큼 제품개발이나 현안 등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소통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