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호텔신라는 내년이면 사드리스크 전보다 실적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텔신라는 사드보복의 여파가 이어지던 3분기에도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냈다. 여기에 중국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 이런 추세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 주가 상승폭만 32%에 이른다
20일에는 직전거래일보다 6.40%(5200원) 오른 8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호텔신라 주가가 8만5천원 선을 넘긴 것은 2015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호텔신라는 최근 3년 동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사드이슈 등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을 해왔는데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위기상황에서도 국내 안팎에서 외형확대를 멈추지 않은 결과 면세점 매출이 2014년 2조6천억 원에서 내년 4조5천억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어려운 때 체력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부진 사장은 수익성 악화에도 면세점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면세점 수는 내년이면 국내 3곳, 해외 5곳 등 모두 8곳으로 늘게 된다.
특히 글로벌 면세사업자로서 입지가 눈에 띄게 강화됐다.
호텔신라는 4월 홍콩 첵랍콕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사업권을 잇따라 따내면서 아시아 3대 허브공항인 인천과 홍콩, 싱가포르의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에 올랐다.
연말 첵랍콕국제공항 면세점이 문을 열면 국내 면세사업자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해외매출 1조 원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도 적자폭이 개선되고 있다. 10월에는 창이국제공항이 제4터미널을 열면서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매장도 19개에서 23개로 늘었다. 제4터미널은 여행객이 출국심사를 받고 나와 탑승 게이트로 향하려면 반드시 신라면세점의 센터매장을 통과해야 하는 노른자위기도 하다.
호텔신라 호텔사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신라스테이 울산점.
호텔신라는 면세점사업 매출비중 9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 사장은 호텔사업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애를 써왔다.
특히 이 사장의 야심작인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가 앞으로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020년 방한 외래객이 2320만 명을 초과할 경우 서울시내의 중고가 및 중저가 객실 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숙박시설을 짓는데 보통 3~5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019년에서 2021년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조경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고가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신라스테이 객실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평균객실이용료가 올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신라스테이 기존점의 영업 안정화로 호텔사업부의 실적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사장은 신라스테이를 호텔신라 사업부로 꾸리지 않고 별도로 법인을 만들어 운영할 만큼 애정을 보여왔다. 2013년 말 신라스테이 경기 동탄점을 시작으로 4년 동안 무려 10곳을 추가 출점해 현재 모두 11곳에 이른다.
내년 하반기 베트남 다낭 등 2곳에도 출점한다. 부산 해운대와 다낭 등 휴양지에 신라스테이를 열면서 비즈니스호텔에서 레저형 호텔로 정체성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