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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왜 해외 디저트 유치에 목맬까

김수진 기자 9kimsujin020@businesspost.co.kr 2014-11-12 21: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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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은 왜 해외 디저트 유치에 목맬까  
▲ 박세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최근 백화점들이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식품관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주력한다. 식품관은 이제 패션보다 더 뜨거운 아이템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식품관에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의 팝업스토어 행사가 열흘동안 진행됐다. 이 행사에 1만 여 명 이상이 몰렸고 성심당의 튀김소보로와 부추빵은 열흘동안 무려 4억 원어치나 팔렸다.

백화점들은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잡기 위해 식품관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들을 유혹한다. 그 식품관에서 꽃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디저트다.

백화점들은 별도의 디저트 코너를 만드는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실적부진에 고민하는 백화점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백화점업계의 판매가 부진하다.

롯데쇼핑의 경우 올해 3분기에 백화점부문 매출은 1조8660억 원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1.1%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 실적은 뒷걸음질 했다. 매출은 35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고 영업이익은 8.1%나 감소한 699억 원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도 3분기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한 3570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의 경우 추석이 있었던 만큼 백화점업계의 매출이 지난해 수준에 머문 것은 사실상 후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백화점의 주요 판매 품목이었던 의류판매가 감소세로 들어섰다. 9월 국내 백화점 의류매출 감소폭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상당히 부진했다.

백화점업계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고심하고 있다.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경제환경이 녹록치 않아 회복세로 돌아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백화점계는 이런 실적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식품관에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계는 올해 앞다퉈 식품관을 매력적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에 따라 식품은 패션보다 더 뜨거운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 식품관 리뉴얼, 떠났던 소비자 붙잡아

백화점은 그동안 명품판매에 큰 비중을 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식품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전략을 세웠다.

한 명의 소비자라도 백화점이라는 공간에 더 머물게 하기 위해 백화점업계는 일단 식품관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했다.

  백화점은 왜 해외 디저트 유치에 목맬까  
▲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 8월 신세계푸드마켓을 오픈했다.
식품관이 새롭게 단장되고 고객이 찾아오면서 식품매출뿐 아니라 명품매출도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은 9월 본점 식품관을 리뉴얼해 '신세계 푸드마켓'으로 오픈한 뒤 한 달 동안 식품매출이 지난해 9월보다 무려 20% 정도 늘었다. 이와 함께 명품매출도 9.2%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부산센텀시티점도 6월 식품관을 단장해 다시 열었는데 그뒤 3개월 동안 식품(56.5%)과 명품(11.7%) 매출이 모두 늘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2012년 10월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을 묶은 콘셉트로 리뉴얼한 식품관 '고메이494'를 선보였다. 그 뒤 지난해 갤러리아백화점의 전체 명품관 매출은 2012년 대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 리뉴얼 뒤 명품관 고객수와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식품관 효과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무역센터점을 전체적으로 리뉴얼했는데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해 20.8% 신장했다. 특히 식품관이 23.5%, 해외 패션관이 18.5% 증가해 리뉴얼 전보다 2~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고객이 찾아오도록 하는 데 식품관의 효과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백화점은 식품분야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식품관의 꽃 디저트, 백화점의 치열한 전쟁

백화점계는 식품관을 전면적으로 단장하면서 모든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디저트에 주목했다.

‘디저트 맛집 순례’가 하나의 문화로 떠오르는 현상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백화점업계는 앞다퉈 디저트 코너를 별도로 구성했다. 그리고 세계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식품관을 새로 단장하면서 7월에 '스위트 앤드 기프트 존'을 열었다.

편집매장 형태의 케이크 매장에 뉴욕 3대 치즈케이크로 알려진 '베니에로' 프랑스식 정통 디저트 브랜드 '오뗄두스' 천연 효모종으로 만든 빵 브랜드 '라몽떼'를 유치했다.

  백화점은 왜 해외 디저트 유치에 목맬까  
▲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9월 디저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13.5%나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한 관계자는 "뉴욕이나 프랑스에서 맛봤던 디저트가 매장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면 이를 먹기 위해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며 "7천~8천 원 수준의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3월 소공동 본점에 롤케이크 브랜드 '40192' '주니어스 치즈케이크' '치즈케이크 팩토리' '달롤' 등을 입점시켜 대형 디저트 공간을 구성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올해 1∼9월 디저트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늘었다. 군산의 유명 빵집인 이성당은 지난 5월부터 잠실점에 정식매장을 내고 월평균 5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인기 브랜드를 탐색해 지난해 고급과자 브랜드인 ‘피에르 에르메’와 홍콩의 마약쿠키라고 불리는 ‘제니 베이커리’를 들여왔다.

현대백화점 황혜정 바이어는 “해외진출은 생각없다”는 제니베이커리를 들여오기 위해 250통 이상 이메일을 보내고 홍콩을 네 번 넘게 방문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벨기에 수제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는 월매출 3억 원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지난해 8월 들어온 일본 롤케이크 브랜드 ‘몽슈슈’는 백화점 3사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았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초 재일동포 3세가 오사카에서 시작한 롤케이크 전문점 몽슈슈와 접촉했다. 두 백화점이 몽슈슈와 입점협상을 진행할 때 신세계백화점이 뛰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가장 몫이 좋은 자리를 내주고 규제문제까지 해결해 주겠다고 설득했다. 조창희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는 "입점을 망설이던 몽슈슈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일일이 방문해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결국 신세계백화점은 롯데백화점을 제치고 현대백화점과 함께 지난해 8월 몽슈슈를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고객들이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며 “백화점들이 비슷한 품목을 놓고 경쟁하는 배경은 고객유치를 위한 경쟁이 그만큼 심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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