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H&A사업본부 직원도 지난 분기(5838명)보다 약 200명 늘어난 6004명이었다. 연구개발분야에서 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 직원이 같은 기간 400여 명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전장사업을 수행하는 VC사업본부 인력규모는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 H&A사업본부가 올해 두드러진 사업성과를 내고 있어 인력규모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3분기 H&A사업본부는 매출 4조9844억 원, 영업이익 4249억 원, 영업이익률 8.5%를 내 역대 최고 기록을 모두 고쳐 썼다.
11월 말에서 12월 초로 예정된 연말인사에서도 H&A사업본부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지난해 LG전자는 2005년(60명)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인 58명을 임원으로 승진했는데 이 가운데 16명이 H&A사업본부에 몰렸다. H&A사업본부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서면서 조성진 당시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송대현 당시 러시아 생산법인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실적잔치를 이어가면서 적자상태인 MC사업본부나 VC사업본부를 대신해 전사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가전에 주력해 3분기 글로벌 가전업체들보다 월등히 높은 영업이익률 8.5%를 달성했다. 월풀(6.1%)과 일렉트로룩스(6.7%)을 앞질렀다.
또 건조기, 공기청정기, 소형가전 등 신규 성장제품들도 판매호조를 보여 외형성장에 보탬이 됐다.
송대현 H&A사업본부장 사장은 11월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조기는 지난해보다 5~6배 팔렸고 6월에 출시한 무선청소기도 예상보다 2~3배 많이 팔렸다”며 “중저가가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강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H&A사업본부에서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배출한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에서 큰 폭의 승진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세탁기사업부로 불렸던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는 ‘세탁기 장인’으로 불리는 조 부회장이 입사 이래 줄곧 몸 담았던 조직인데 올해도 무선청소기, 건조기, 드럼세탁기 판매호조로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특히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와 무선청소기 ‘A9’ 등이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올해 높은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구성된 H&A사업본부 산하 조직인 ‘시그니처 PMO(Product Manager Officer)’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그니처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초고가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시그니처 브랜드로 한데 묶어 판매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가전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초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시그니처 제품으로 인지도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효율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MC사업본부와 달리 H&A사업본부 실적이 워낙 좋다보니 승진인사나 신규 채용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