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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지진 피해 입는다면 '아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1-16 14: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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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지진 피해 입는다면 '아찔'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왼쪽)과 SK하이닉스 이천 M14공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기업이 경북 포항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거의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 등 전자산업에 의존이 높은 국가에서 과거 지진이 발생해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준 사례를 볼 때 한국업체들이 실제로 지진의 영향권에 놓인다면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홈페이지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15일 발생한 지진이 글로벌 디스플레이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공장의 LCD패널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1~2시간 정도 일시중단한 뒤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올레드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은 진원지에서 멀어 영향을 받지 않았고 거리상 가까운 구미공장도 일시적으로 일부 생산설비 가동이 정지됐지만 곧 정상운영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공장도 진동에 민감한 노광장비 등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곧바로 가동을 시작해 실질적 영향은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서 진도 5.8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의 생산공장이 일시중지됐지만 생산에 차질은 없었다”고 말했다.

포항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은 진도 5.4 규모로 아직 여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영향은 크지 않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오지 않는다면 추가적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은 나노급 단위의 미세한 공정을 사용하는 만큼 작은 지진에도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지진 가능성에 대응한 철저한 내진설계도 적용됐다.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반도체공장은 이번에 발생한 것보다 훨씬 큰 지진도 견디도록 설계됐다”며 “가동이 일시중지된 것은 진동이 발생하면 자동정지하는 일부 장비의 기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자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국가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전 세계 업황에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과 대만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일본 규슈에서 강진이 발생했을 때 소니는 카메라모듈과 이미지센서를 생산하는 여러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로이터는 당시 소니가 생산차질로 영업이익에 1조 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소니는 계속되던 경영난에 겹쳐 대규모 지진의 직격타를 받은 뒤 카메라모듈 사업을 축소했다. 경쟁사인 LG이노텍이 애플 아이폰7플러스의 듀얼카메라를 독점공급하며 실적을 대폭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2011년 일본 동부에서 발생했던 대지진도 현지 반도체기업들의 생산공장을 파괴해 생산량이 급감하는 결과를 낳은 적이 있다. 일본경제는 이후 수년 동안 수출실적 하락세를 겪었다.

일본 전자업체 대부분이 당시 공장가동을 중단해 큰 타격을 받으며 사업축소와 구조조정 수순을 밟아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대만에서도 지난해 2월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뒤 최대 반도체기업인 TSMC와 디스플레이업체 AUO의 공장가동이 장기간 중단되며 전 세계적으로 LCD패널 가격상승이 나타났다.

1999년 대만에서 진도 7.6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는 한국의 9월 반도체 수출액이 전월대비 24% 급등한 적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두 전 세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가 지진 피해 입는다면 '아찔'
▲ LG디스플레이 경북 구미공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질 경우 전  세계 전자산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며 실적에도 수조 원대에 이르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급부족이 심각해지며 해외 경쟁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무역 경상수지는 12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액이 100억 달러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디스플레이가 기여하는 폭도 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협력사 생태계까지 고려하면 지진으로 실제 생산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국경제 전반에 입히는 타격은 전 세계 역사상 가장 심각한 규모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업체들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력은 해외 경쟁사를 크게 앞서는 수준”이라며 “생산차질이 잠시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사업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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