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열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에서 '신남방정책'의 첫 발을 내딛었다. 미국 중국 등과 통상환경 악화로 동남아시아가 대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국내기업들도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면서 가장 기대가 커지고 있는 분야는 방산분야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의 주요 방산 수출국이다. 그동안 한국항공우주산업이 T-50 훈련기, 대우조선해양이 잠수함 등 모두 27억 달러 규모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사업(KFX/IFX)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비전성명에서 “방산분야 협력은 상호 신뢰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표상”이라며 “방산 협력을 지속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12억 달러 규모의 차기 잠수함 사업 입찰을 앞두고 있다. 두 나라 정상이 방산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면서 우리나라의 잠수함 사업 수주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많다. 이 외에 헬기, 무인기 등의 사업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기업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정상은 양국 산업부에 자동차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화체 신설 방안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9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서 “특별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산업”이라며 “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협력 강화를 위해 전면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순방에 동행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적극적 지원에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를 생산거점으로 아세안에 300만 대 규모의 시장 진출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백 장관은 9일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은 연간 100만 대 정도인데 일본기업이 98%를 점유해 후발주자인 우리가 어려움이 많다”며 “일본자동차 세제 혜택은 우리 시장 진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정부와 정부간 협력 관계에서 요구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일본자동차는 1500cc, 5도어, 해치백이 많은데 인도네시아는 이 자동차들에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1600cc, 4도어 중심의 국내 자동차기업이 불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간 대화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인도네시아와 다수의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업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잡았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포스코건설은 동탄신도시급 스마트시티인 리도신도시 1단계 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한화건설은 공공주택 17만 가구 건설 사업에 협력한다. 철도시설공단은 자카르타 경전철 사업, 수자원공사는 상수도와 수력발전소 사업에 나선다. 중부발전·남동발전 등도 발전사업에 참여한다.
이 밖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범운영하는 5G 이동통신 기술을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지원하기로 해 통신분야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항편 증설, 인도네시아 관광객 비자발급 간소화 등으로 관광 분야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