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미국 자회사인 티슈진이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몇 년 안에 실적악화에 따른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4년 안에 연간실적에서 영업이익 흑자를 한번이라도 내지 못하면 코스닥 규정상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 티슈진, 상장폐지 부담 안아
6일 상장한 티슈진은 해외법인이라서 코스닥 상장규정에 있는 기술특례상장 적용을 받지 못했다.
기술특례상장이란 수익성은 크지 않으나 성장성을 가진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완화해 주는 제도인데 국내 법인만 받을 수 있다. 티슈진은 코오롱그룹이 1999년 미국에 설립한 법인이기 때문에 기술특례상장 대상이 아니다.
기술성특례상장을 통해 입성한 기업은 코스닥의 장기영업손실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장기영업손실 규정이란 4년 동안 영업손실이 지속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제도다. 기업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 영업손실이 또 발생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티슈진이 2021년까지 적자경영을 지속하면 관리종목이 되고 2022년에도 적자를 내면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코오롱그룹은 애초 티슈진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려고 했다가 국내 상장으로 선회했다.
상장폐지 위험에도 티슈진을 국내에 상장한 이유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왔지만 미국과 한국의 다른 회계처리방식이 배경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코오롱그룹이 티슈진을 코스닥에 상장한 이유는 퇴행성관절염치료제 ‘인보사’의 미국3상 임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인보사는 수술없이 1회 주사로 1년 이상 퇴행성관절염을 완화할 수 있는 신약으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신약개발에 쓰이는 연구개발비를 모두 비용으로 처리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임상3상에 들어간 신약의 경우 개발이 완전히 무산되기 전까지는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
티슈진의 지난해 매출 133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을 냈다. 연구개발비는 130억 원이었다. 티슈진의 연구개발비는 국내 회계기준으로는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분류됐다.
티슈진은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1994억 원을 공모자금으로 조달하게 됐다. 당초 예상했던 공모자금 1170억 원의 2배 가까운 금액이다. 이 덕분에 티슈진은 미국 임상3상에 필요한 연구개발비를 기존보다 60% 이상 늘어난 1500억 원으로 책정할 수 있었다.
반면 코오롱그룹이 티슈진을 나스닥에 상장했을 경우 기대한 수준의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 티슈진, 흑자경영 가능할까
티슈진은 상장 과정에서 ‘추정 손익계산서’를 공개했다.
티슈진이 예상한 2023년까지 연간 실적인 셈이다. 티슈진이 공개한 추정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티슈진은 2022년까지 영업손실을 지속하다 2023년에야 영업이익을 낸다.
이는 인보사의 미국 내 판매계획에 따른 것이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은 2018년 1분기에 시작해 2021년 하반기에 끝난다. 2021년 말에는 미국 식품의약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하고 2023년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이 추정치대로라면 티슈진은 2021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022년 상장폐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2023년 인보사 미국 판매도 임상3상이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됐을 경우에나 가능하다.
티슈진은 이와 관련해 흑자경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티슈진이 기대하고 있는 수익원은 ‘기술수출’이다.
티슈진은 앞서 지난해 12월 말 일본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사로부터 120억 원 상당의 기술수출 계약금을 받았다. 이 덕분에 티슈진은 지난해 흑자경영을 했고 코스닥에도 상장할 수 있었다.
티슈진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 추가 기술수출을 자신하고 있다.
이범섭 티슈진 대표는 “유럽의 인허가 기관으로부터 추가 임상시험 없이 미국 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해주겠다는 확답을 받았다”며 “기술수출할 유럽 업체 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