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11-03 17: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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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부회장이 LG유플러스 유료방송사업을 키우기 위해 케이블TV회사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인터넷TV(IPTV)사업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성장세에 날개를 달 수 있다..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딜라이브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지만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며 “업계의 동향 등을 살피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부회장이 케이블TV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업계의 시선에 LG유플러스가 긍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구체적 케이블TV 회사는 거명되지 않았지만 딜라이브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딜라이브는 국내 케이블TV 3위 사업자로 올해 4월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6년 말 기준으로 유료방송시장에서 9.9% 점유율을 차지해 5위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6.72%의 점유율을 확보한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13.7%)을 앞서게 된다.
권 부회장이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LG유플러스는 점유율을 확대할 뿐 아니라 기존의 IPTV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IPTV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IPTV 가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했는데 IPTV 1위 사업자인 KT의 IPTV 가입자가 3분기 6.8% 증가한 데 비하면 뚜렷한 성장폭을 보였다.
정용일 LG유플러스 홈미디어영업담당(상무)은 “IPTV사업은 고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확대되고 부가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2018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권 부회장 입장에서 딜라이브 인수는 LG유플러스 IPTV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지다.
IPTV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콘텐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딜라이브는 콘텐츠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미국 스트리밍서비스업체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출시했는데 10만여 대를 판매하며 크게 성공했다.
▲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이 최근 자체 드라마, 영화 등을 제작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결국 IPTV의 경쟁력이 콘텐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도 최근 유튜브와 협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IPTV는 이통사에게 성장 정체에 이른 무선사업의 실적을 메워줄 효자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통사의 IPTV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인 KT, SK브로드밴드보다 딜라이브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에 있다.
KT도 딜라이브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3.33%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KT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0.18%를 차지하고 있어 점유율이 3.15%포인트만 늘어나도 규제를 받는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CJ헬로(옛 CJ헬로비전)와 인수합병(M&A)이 ‘독과점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허 결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드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케이블TV 인수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딜라이브 인수에 나설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