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와 메디치인베스트먼트는 모두 SK엔카 직영사업부문의 인수가격으로 약 2천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금동원력과 사업경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 한앤컴퍼니가 낙점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앤컴퍼니가 그동안 시멘트기업을 사들이는 데 치중했던 점을 감안할 때 중고차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사들인 것은 다소 뜻밖이다.
한앤컴퍼니는 2010년 모건스탠리PE 아시아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한상원 대표가 독립해 소니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윤여을 회장과 손을 잡고 설립한 국내 토종 사모펀드다.
한 대표는 7년 동안 한앤컴퍼니를 통해 10여 개 기업을 인수했는데 유독 시멘트기업을 인수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과거 모건스탠리PE에서 일할 때 중국 산둥성에 있는 시멘트기업 산수이시멘트에 투자해 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던 경험이 시멘트기업 인수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2012년 대한시멘트 인수를 시작으로 2013년 유진기업의 광양시멘트공장, 2015년 포스화인(현 대한슬래그) 등을 인수하며 시멘트업계에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했다. 지난해 초에는 국내 선두 시멘트기업인 쌍용양회까지 손에 넣었고 올해 초에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
한 대표가 시멘트기업을 인수하는 데 투입한 자금만 1조6천억 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한앤컴퍼니의 움직임이 과거와 다소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7월에 현대중공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호텔현대의 지분 전량을 2천억 원을 주고 사들였다. 9월에는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는 STX엔진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앤컴퍼니가 호텔산업과 조선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싼값에 매물을 사들인 뒤 향후 업황이 회복되면 재매각하기 위해 기업들을 사들인 것으로 투자은행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산업의 전망을 감안해 시멘트기업 위주에 집중투자하던 전략을 선회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멘트산업의 전방산업인 건설산업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중심의 부동산대책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성장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기업은 건설사에 시멘트를 납품해 수익을 내는 데 착공물량이 감소할 경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