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이 중국 스마트폰시장의 좋은 시절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을 노린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양 회장이 6일 열린 2분기(7~9월) 실적 발표회에서 “중국 스마트폰시장 초성장(Hypergrowth)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고 불름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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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 |
양 회장은 “중국시장은 과거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최근 양상이 변하고 있다”며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더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회장은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며 “중국에서만 사업을 벌일 경우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다른 성장동력을 찾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양 회장의 이런 발언이 레노버가 2분기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레노버는 회계연도 2분기에 매출 105억 달러에 영업이익 3억6500만 달러를 냈다. 레노버는 노트북 판매로만 5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 출하량은 3560만 대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매출 113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7.2%였는데 이는 2013년 1분기 이후 여섯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성장둔화의 원인은 중국시장에서 매출감소에 있었다. 레노버의 중국매출은 3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었다. 반면 나머지 아시아와 미주 및 유럽, 중동, 아프리카지역 매출은 전년대비 모두 성장했다.
특히 모바일사업의 부진이 매출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이 각각 38%와 30.6% 늘어났지만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은 오히려 6% 감소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3%나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시장을 노리고 뛰어드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샤오미나 레노버, 화웨이 외에도 오포(OPPO)와 비보(VIVO), 지오니, 원플러스원 등 수십 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지방에 있는 소규모업체까지 더하면 400여 개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레노버는 올해 초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에 오를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 샤오미에 밀려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레노버는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중국 LTE시장이 본격화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올해 중국 LTE스마트폰시장이 지난해보다 무려 547% 성장한 1억35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3G스마트폰에서 LTE스마트폰으로 기기를 교체하려는 중국고객들을 잡기 위한 업체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애플은 화면을 키운 아이폰6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A 두 가지 제품으로 중국 점유율 회복에 나선 상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