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실형선고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의 경영을 총괄할 수도 있다는 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전문경영인의 퇴진으로 삼성그룹에 위기가 확산되며 오너일가가 전면에 나서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30일 “삼성전자는 최근 이어진 실적 급성장과 주가상승에도 여전히 큰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 부회장과 권 부회장을 대신할 새 리더십을 확보해야만 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 부회장의 구속기소 및 실형선고, 최고위 전문경영인인 권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발표가 이어지며 경영공백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 등 삼성전자의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경영진이 역할을 확대하거나 김기남 사장, 전동수 사장 등 새 인물이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을 내놓았다.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 경영진의 세대교체와 조직쇄신 필요성을 강조하며 물러난 만큼 삼성그룹 연말인사에서 대규모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유력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임 주요 경영진들이 확실하게 자리잡을 때까지 인수합병과 투자 등 주요 결정을 책임지고 주도할 영향력 강한 인물이 경영전면에 등장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런 배경에서 삼성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이부진 사장이 경영능력을 충분히 증명했고 리더십에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 만큼 그룹 차원 경영까지 보폭을 넓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텔과 유통사업 외에 경험이 많지 않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건희 회장과 가장 유사한 경영스타일을 보인다고 평가받았던 만큼 오너일가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적임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이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경우 삼성그룹에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체제가 계속 이어진다는 이유로 여론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에서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확정한 뒤 발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향후 경영체제를 확인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