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아프리카 토르투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선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입찰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토르투 프로젝트에 쓰일 해양플랜트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어느 조선사에 주문할지 후보자를 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해양산업 전문매체 업스트림은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발주할 토르투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싱가포르 조선사인 셈코프마린, 네덜란드 조선사 SBM오프쇼어, 일본 조선사 모덱이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 조선사도 수주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르투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국가인 모리타니와 세네갈 인근에 위치한 토르투 가스전에서 에너지원을 얻기 위한 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58억 달러에 이른다. 해양플랜트 사업비 규모는 약 20억 달러일 것으로 파악되는데 우리 돈으로 2조2610억 원 정도다.
업스트림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미국 엔지니어링회사인 KBR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입찰에 뛰어들었고 삼성중공업은 단독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에도 KBR과 컨소시엄을 이뤄서 나르스 해상유전 개발 프로젝트에 쓰일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적이 있는데 또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은 올해 말이나 2018년 초 기초설계(FEED)를 수행할 조선사 1~2곳을 선정한다. 최종 계약대상 선정과 발주는 2018년 하반기에 이뤄진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올해 말이나 2018년 초 기초설계를 수행할 조선사를 한 곳만 선정할 경우 그 조선사가 토르투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건조할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 이번 해양플랜트 경쟁에서 온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하반기에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는 소식을 아직까지 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발주하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하부구조물 입찰에서 강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대우조선해양에 승기를 넘겨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중공업도 글로벌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이 발주하는 비토프로젝트의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 싱가포르 조선사 셈코프마린에 밀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줄어들고 있는 매출감소세를 성장세로 되돌려 놓으며 수주잔고를 채우기 위해서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절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없이 폭발적으로 수주를 늘리기 어렵다”며 “올해 말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지는데 해양플랜트 수주전은 해양플랜트 건조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2파전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9월 말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잔량이 인도기준으로 72억9100만 달러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9월 말 해양생산설비 수주잔고가 인도기준으로 99억 달러로 1년 사이 26%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