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10-18 16: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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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이 알뜰폰사업에서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으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도입이 논의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CJ헬로비전이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점은 다행이다.
▲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이 대부분 알뜰폰 사업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는 반면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알뜰폰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9월 선택약정할인율을 상향했고 보편요금제도 추진하는 등 이동통신3사의 통신료를 대폭 줄이려 하고 있다. 이통3사의 통신료가 내려가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을 유치해온 알뜰폰회사들은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러나 최근 떠오르는 통신비 인하방안인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알뜰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란 단말기 판매와 통신사 가입을 분리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알뜰폰회사들이 최신 단말기를 유통하지 못해 이통3사에게 경쟁력이 뒤처지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단말기 유통이 이통3사 중심으로 이뤄져 알뜰폰회사들은 최신 단말기를 거의 확보하지 못해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8과 V30를 모두 출시한 알뜰폰사업자도 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단 2곳뿐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말기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알뜰폰업계에게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말기 구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이 분리되면 알뜰폰과 이통3사가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J헬로비전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를 유통매장에서 구입한 뒤 통신서비스는 저렴한 요금의 알뜰폰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아직 알뜰폰을 잘 모르거나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녹색소비자연대가 4∼8월 통신소비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알뜰폰을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비율이 59%에 이르렀다. 또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통화품질 저하 우려’가 20%, ‘낮은 브랜드 신뢰도’가 19%를 차지했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회사 가운데 브랜드 인지도가 가장 높다.
CJ헬로비전은 대기업 계열사이면서 알뜰폰시장 점유율 1위라는 점 때문에 경쟁 알뜰폰회사보다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CJ헬로비전은 26일 회사 이름을 ‘CJ헬로’로 변경해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워 놓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정체됐던 알뜰폰 가입자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유통 장악력은 낮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J헬로비전은 최근 알뜰폰 가입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헬로비전은 2분기에 알뜰폰 가입자가 85만6904명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1분기보다 8천여 명이 감소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만1872원으로 지난해 2분기 2만2234원보다 1.6%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전용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한 유통점에 장려금을 지급하면서 CJ헬로비전이 알뜰폰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CJ헬로비전은 단말기 완전자급제에서 새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