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류영진 식약처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에서 뭇매를 맞았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17일 식약처 국감에서 “살충제계란 사태가 증폭된 이유는 식약처장의 대국민 소통 문제”라고 비판했다.
류 처장은 8월 살충제계란 사태 이전에 국내산 계란은 안전하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전국에서 살충제계란이 발견돼 초반부터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또 살충계계란에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하루에 살충제 계란을 2.6개씩 평생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국회에서 이낙연 총리가 짜증을 냈다는 발언도 해 비난 여론이 더 컸다.
생리대 파문 때는 식약처가 시민단체의 생리대 유해성 조사결과 발표를 대신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식약처는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류 처장이 살충제계란과 생리대 안전성 문제에 미흡하게 대처했고 식약처 장악력도 상실했다”며 “류 처장을 두고 국감을 진행하는 게 옳은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류 처장의 자진사퇴 의사를 타진했다.
강 의원은 “류 처장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정부 국정수행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국민들의 마음을 위해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류 처장은 “국민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류 처장은 국감 과정에서 답변을 머뭇거리며 직원들이 전달하는 자료를 받아 읽는 상황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이전 인사청문회와 업무보고에서 말이 막히거나 실언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태도가 나아졌다.
의원들이 지적하는 문제에서 먼저 수치를 언급하거나 “이미 조치했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류 처장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최선을 다해 소통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여당에서 류 처장의 기를 북돋아주는 발언도 나왔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이라며 류 처장을 격려했다.
류 처장은 이날 살충제계란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와 생산과 유통단계를 나눠 관리하도록 돼 있다며 식약처 인원을 늘려 일원화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생리대는 안전성의 문제가 없다며 생리대에 사용된 74종 화학물질의 유해성 검사를 연내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0월부터 생리대를 포함한 의약외품의 전성분을 표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