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2017-10-16 12: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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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수익성 중심의 수주에 온힘을 쏟고 있다. ‘작지만 단단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조만간 주식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데 정 사장은 수주에서 옥석을 가리는 데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16일 대우조선 해양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23척, 25억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가 45억7천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목표달성률은 56.2%에 그친다.
올해부터 글로벌 수주가뭄이 끝을 보이면서 발주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다. 정 사장이 조선업계에서 손꼽히는 영업통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처해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다르게 볼 수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 논란을 겪은 뒤 경영정상화 단계에 있다.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야 하는 정 사장 입장에서는 무작정 수주전에 뛰어들어 저가수주 위험을 키우는 일은 피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내부 수주심의위원회도 있고 선수금환급보증 발급문제도 있어 저가수주는 피하고 있다"며 "통상 11월과 12월에 발주가 많기 때문에 남은 기간동안 목표치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을 작지만 단단한 기업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다 수주잔량이 넉넉하다는 점도 선별수주에 무게를 더한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우조선해양을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빅3가 아닌 빅2로 가야한다고 판단하고 대우조선해양을 경쟁기업들이 탐낼만한 매력적인 매물로 만드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98척(256억 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조선업체들 가운데 가장 많다. 수주잔량이 많아 인력 구조조정도 애를 먹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눈앞의 수주성과에만 급급해 저가수주 리스크를 키울 경우 상반기 흑자전환 성과도 퇴색될 것”이라며 “당장은 수주물량 확보가 급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수익성 높은 물량을 제때 수주하는 것과 보유한 수주물량을 제때 인도해 유동성 확보하는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앞으로도 수주에서 옥석을 가리는데 더욱 매진할 공산이 크다.
대우조선해양 주식거래가 10월안에 재개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는데 거래재개가 현실화 될 경우 기업가치 관리를 위해서라도 저가수주는 피해야 한다.
다행히 글로벌 조선업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일감은 따내는 데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기술개발에도 공을 들여 수주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18만 톤급 광석운반선에 쓰이는 LNG연료탱크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유조선, LPG(액화석유가스)선 등 모든 선종의 LNG연료탱크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LNG연료탱크에 고망간강을 적용해 외부충격에도 강하고 공간효율성도 높였다. 생산비용도 기존 제품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LNG연료탱크 개발로 대우조선해양이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