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이 임기를 반 년 남짓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더욱 키우기 위해 마음이 바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신한금융 출신인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지원을 받아 사장에 오른 만큼 임기만료를 앞두고 경영성과의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사장은 2016년 3월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돼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이 사장은 신한금융투자에서 20년을 근무한 금융투자업 전문가로 꼽히는데 하나금융투자의 자산관리와 기업금융부문의 통합이라는 특명을 안고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이 사장은 올해 초부터 KEB하나은행과 인력교류 및 상호협력을 확대해 투자금융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들어서만 광명시 복합의료단지사업, 미국 메타우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개발, 미국 캘리포니아주 태양광 발전소, 아발론 항공기금융 등 다양한 거래를 잇따라 따내며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투자금융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상반기에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이익 22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은 97억 원이었는데 이보다 2.36배가 증가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박석훈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영입해 리테일부문을 맡기면서 자산관리 영업력을 강화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이 사장은 법인영업 위주로 리테일부문을 꾸리고 있는데 여기서 연을 맺은 법인들이 자금조달과 관련한 기업금융 업무를 의뢰하는 한편 기업공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전체적인 투자금융사업을 확대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테일부문은 상반기에 순이익 103억5251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배 늘어났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에 전체 순이익 580억 원을 거뒀는데 2016년 상반기보다 73.65% 늘어났다. 2016년 순이익 866억 원을 거둬 2015년보다 33.3%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가 올해 들어 크게 도약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투자금융(IB)이야말로 그룹의 육성사업이라고 강조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금융 전문가로 꼽히는 이 사장이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이 비은행계열사를 강화해야 하는 단계에 이른 만큼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가장 이익 비중이 높은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 속에서 김 회장이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이 사장의 연임을 밀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회장 역시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현재로서는 연임이 유력하다.
이 사장은 김 회장과 성균관대학교 동문으로 김 회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자리에 선임됐다.
다만 이 사장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출신이라는 점도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사장은 하나금융투자의 경쟁사인 신한금융투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신한맨으로 불리던 인사다.
이 사장이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에 선임됐을 때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한 외부출신이란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이 사장은 연임을 위해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당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6년 3월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하나에프앤아이, 하나금융투자 등 5개 계열사의 대표를 교체했는데 이 사장을 제외한 4명은 모두 KEB하나은행 출신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