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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퇴진으로 저무는 '이건희 시대', 삼성전자 세대교체 급물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0-13 14: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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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쇄신과 세대교체가 필요한 적기라고 판단해 DS부문장과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 등 주요보직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삼성 미래전략실의 해체 등으로 삼성전자의 경영체제에 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사퇴가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권오현 퇴진으로 저무는 '이건희 시대', 삼성전자 세대교체 급물살
▲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로이터는 13일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리더십에 불확성이 커진 시기에 사퇴를 결정했다”며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을 대체할 ‘플랜B’가 여전히 미궁 속인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DS부문장에서 사퇴한 뒤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등 주요 직책에서 모두 물러난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에 들어간 뒤 이재용 부회장, 권오현 부회장, 최지성 부회장 중심체제로 운영되던 삼성전자에서 부회장급 임원마저 모두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 부회장은 2월 미래전략실 해체와 동시에 사임했고 이 부회장은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는 최 전 부회장에 이어 권 부회장마저 사임하며 여러 핵심임원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리더십 변화가 세대교체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현재 삼성전자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권 부회장과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은 모두 이건희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던 2013년 주주총회에서 대표에 올랐다. 모두 ‘이건희 시대’의 인물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목표로 사업구조와 기업문화 등에 모두 대대저인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영진 세대교체가 가장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왔다.

권 부회장이 이런 상황을 고려해 경영공백이 발생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총대를 메고 주요경영진 가운데 가장 먼저 사퇴를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권 부회장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IT산업에서 삼성전자는 새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쇄신을 추진할 시기”라고 밝혔다.

내년 3월 대표이사 임기를 마칠 때까지 권 부회장은 후임자 물색과 임원인사, 조직개편 등의 쇄신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 임원인사에 역대급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규모 세대교체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박근혜 게이트 영향으로 지난해 연말인사도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사업부와 무선사업부에 조직개편과 소규모 임원인사를 실시하며 단계적으로 쇄신작업을 추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권오현 퇴진으로 저무는 '이건희 시대', 삼성전자 세대교체 급물살
▲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왼쪽)과 신종균 IM부문 사장.

권 부회장과 삼성전자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은 임기가 2019년까지인 만큼 이사회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기업이 경영진을 한꺼번에 교체할 경우 여파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권 부회장 퇴진에 발맞춰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기 위해 동반퇴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은 지난해 생활가전사업부장과 무선사업부장 등 실무직을 각각 서병삼 부사장과 고동진 사장에 넘겨주며 사실상의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권 부회장의 후임으로 DS부문장과 각자대표에 오를 인사로는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김 사장도 올해 시스템LSI사업부장 직책을 후임자에 넘겨줬다.

이사회 의장의 경우 사외이사가 후임에 오를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상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데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전문성을 갖춘 외국계 사외이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AP통신은 “권 부회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전성기가 사그라들기 전에 발빠르게 삼성전자의 쇄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갑작스런 사퇴는 신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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