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7월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과 건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앞으로 그룹 경영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손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이재현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시 돌아왔는데 이 회장의 경영복귀로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올해 78세이지만 CJ그룹의 얼굴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12일 저녁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고 9월에는 ‘2017 한일축제한마당 in Seoul’, 8월에는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와 에드 로이스 미국 외교위원장 등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에 대기업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 참석한 것도 손 회장이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지난번 미국도 동행했는데 정말로 정정하게 현역에서 종횡무진활약하고 있어 아주 보기 좋다”며 “경제계에서도 맏형 역할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로 손 회장이 경영이선으로 차츰 물러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손 회장이 고령인데다 이 회장이 한창 CJ그룹을 이끌 때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만큼 다시 경영이선으로 물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2005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이 회장이 구속되면서 2013년 7월에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복귀했다.
하지만 손 회장은 여전히 CJ그룹의 최고어른이자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온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도 4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당분간은 손 회장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부재에도 CJ는 연결기준으로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손 회장이 경영공백을 메워줬기 때문이다.
CJ그룹은 경영승계 문제도 남아있어 손 회장의 도움이 더욱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감안했을 때 경영현안과 승계를 함께 챙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꼽히는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아직 20대의 어린나이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단계라 더욱 그렇다.
손 회장은 제일제당이 삼성에서 독립할 때부터 조카인 이 회장의 든든한 지원자로 CJ그룹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과 이 회장은 이전에도 함께 경영을 챙겼다”며 “이 회장이 내부경영을 중심으로 챙기고 손 회장은 대외활동에 주로 집중했는데 이 회장 복귀로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 회장은 아직 정정하다”며 “평소에 본인의 건강관리에 철저하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