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성숙시장인 미주, 유럽, 동남아는 물론 중국 저비용항공사들보다도 이익성장률이 높다. 상반기는 사드이슈로 중국 관광객이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이 167.3% 급증했다.
이런 성장가도에는 안용찬 부회장의 공이 컸다.
안 부회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맏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의 남편이다. 1995년 애경산업 사장으로 취임해 8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추면서 경영능력을 처음 주목받았다.
2006년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장에 오르면서 같은해 첫 취항을 한 제주항공을 맡았다. 이후 “1등 브랜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평소 지론처럼 제주항공을 1위 저비용항공사로 키워냈다.
특히 처남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돈독한 관계가 경영에 큰 힘이 됐다. 둘은 대학시절 친구인데 채 부회장은 “안 부회장이 없었다면 제주항공은 실패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하지만 출범 당시엔 고유가와 고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겹치면서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다. 안 부회장이 제주항공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창립 초기에는 모든 게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2010년까지 제주항공이 5년 동안 본 누적손실만 730억 원이다. 그러나 안 부회장과 채 부회장은 오히려 역점사업이었던 면세점을 팔아 제주항공에 1100억 원을 수혈하는 강수를 뒀다.
안 부회장은 당시 “제주항공의 성장과 발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19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의 30번째 항공기 도입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기준으로 애경그룹 계열사 가운데 2위에 오르면서 알짜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머지않아 그룹에서 최고 매출을 내는 간판계열사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안 부회장이 애경산업에서 손을 떼고 제주항공에만 집중하게 된 점을 봐도 애경그룹에서 높아진 항공사업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30번째 항공기를 들여왔다. 내년 역시 8기가량을 더 늘린다.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 국내 항공업계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3강’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 부회장은 “사위라는 점은 경영에 장점이 많다”며 “오너가족이다 보니 단기실적에 집착하기보다 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세워놓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