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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찬 '애경 사위'의 장점을 살리다, 제주항공 거침없는 성장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10-11 12: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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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사위가 경영에 참여해 낙하산 꼬리표를 떼기는 쉽지 않다. 잘해도 '처가 덕'이란 뒷말을 듣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은 적자에 시달리던 애경산업을 흑자로 돌린 데 이어 항공사업까지 그룹의 핵심축으로 안착하는 데 성공하면서 ‘애경그룹 사위’라는 타이틀보다 전문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안용찬 '애경 사위'의 장점을 살리다, 제주항공 거침없는 성장
▲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3분기에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분기실적 신기록을 썼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6%, 영업이익은 26.2% 증가했을 것”이라며 “분기사상 최대실적”이라고 내다봤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성숙시장인 미주, 유럽, 동남아는 물론 중국 저비용항공사들보다도 이익성장률이 높다. 상반기는 사드이슈로 중국 관광객이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이 167.3% 급증했다. 

이런 성장가도에는 안용찬 부회장의 공이 컸다.

안 부회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맏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의 남편이다. 1995년 애경산업 사장으로 취임해 800%가 넘던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추면서 경영능력을 처음 주목받았다. 

2006년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장에 오르면서 같은해 첫 취항을 한 제주항공을 맡았다. 이후 “1등 브랜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평소 지론처럼 제주항공을 1위 저비용항공사로 키워냈다. 

특히 처남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돈독한 관계가 경영에 큰 힘이 됐다. 둘은 대학시절 친구인데 채 부회장은 “안 부회장이 없었다면 제주항공은 실패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하지만 출범 당시엔 고유가와 고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겹치면서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다. 안 부회장이 제주항공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창립 초기에는 모든 게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2010년까지 제주항공이 5년 동안 본 누적손실만 730억 원이다. 그러나 안 부회장과 채 부회장은 오히려 역점사업이었던 면세점을 팔아 제주항공에 1100억 원을 수혈하는 강수를 뒀다.

안 부회장은 당시 “제주항공의 성장과 발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안용찬 '애경 사위'의 장점을 살리다, 제주항공 거침없는 성장
▲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19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의 30번째 항공기 도입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기준으로 애경그룹 계열사 가운데 2위에 오르면서 알짜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머지않아 그룹에서 최고 매출을 내는 간판계열사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안 부회장이 애경산업에서 손을 떼고 제주항공에만 집중하게 된 점을 봐도 애경그룹에서 높아진 항공사업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30번째 항공기를 들여왔다. 내년 역시 8기가량을 더 늘린다.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 국내 항공업계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3강’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 부회장은 “사위라는 점은 경영에 장점이 많다”며 “오너가족이다 보니 단기실적에 집착하기보다 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세워놓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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