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17-09-29 20:51:42
확대축소
공유하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유라씨에게 말을 사 주라고 한 것을 삼성 쪽에서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서 2015년 12월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주고받은 말을 증언했다.
▲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박 전 전무는 당시 최씨를 돕던 일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가 만나자고 연락해 왔는데 실제로는 박 전 사장과 단 둘이 만났다.
박원오 전 전무가 “독일 일에서 손 떼고 왔으니 잘 챙겨 보라”고 말하자 박상진 전 사장은 “독일 얘기하지 말자”고 대답했다.
이어 박 전 사장이 “VIP가 말을 사주라고 했는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라며 “당신 입조심하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박 전 전무는 증언했다.
박 전 사장이 “내 일정이 빡빡하지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꼭 만나 점심이든 저녁이든 하자”고 말해 마치 관리받는 듯 했다고 박 전 전무는 진술했다.
박 전 사장의 입단속에 박 전 전무는 “제가 어린애가 아니다”고 답변했다고 증언했다.
삼성 쪽은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 지시가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을 의미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는데 이번 증언은 정면으로 배치된다.
검찰은 박 전 전무에게 이런 얘기를 수사 과정이나 지난 재판에서 안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고 박 전 전무는 “목이 안 좋아서 말을 못했고 빨리 조사를 끝내고 집에 가고 싶었다”며 “이미 그런 맥락을 진술했기 때문에 굳이 말해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안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최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사와 만난 것 아니냐고 진술 경위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전무는 “조사과정에서 제 변호인이 이야기하지 말라고 해서 안 했다”며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다른 데서도 들었다는 취지로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