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17-09-19 18: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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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따른 기업정책으로는 일자리 창출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정책이 아닌 규제완화 등 제도혁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바른사회시민회의, 한국기업법연구소와 함께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기업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기업정책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일자리 창출정책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소득주도성장론이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데다 기업정책이 기업 성장을 옥죄는 방향으로만 설정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개회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기업정책은 임금 올리기, 근로시간 단축하기, 법인세 인상, 기업규제 강화하기인데 경제를 삼십 년 넘게 공부했지만 이렇게 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소득은 시장거래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소득주도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정책이 아닌 제도를 혁신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제도혁신성장론을 제안했다.
황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제도는 추격형 산업화 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환경변화에 따라 제도를 혁신하지 않고 정책적 접근으로 해결하려 했던 것이 문제”라며 “이제라도 생산적 기업가정신을 가로막는 제도를 혁신하는 방향으로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경제력 집중의 규제와 관련해서도 기업집단에 대한 시각이 2000년대 전후로 수정되고 있는데 여전히 1970~80년대 수준의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경제력의 부당한 남용을 제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경제력 형성과정을 사전에 차단하는 규제를 확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지주회사 규제, 순환출자 규제 등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우며 규제를 통해 얻는 공익의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집단 경제력집중 규제는 끝이 없는 이야기”라며 “과거에 경쟁 제한성이 정책 중심에 있었다면 지금은 시장과 관계없이 소유집중과 지배집중으로 정책의 중심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규제하기 위해 지주회사 지배구조로 유도했는데 다시 지주회사 체제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지주회사 체제의 경우 규제를 강화할 뿐 아니라 완화할 필요도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네이버 같은 경우는 자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규제를 완화하는 등 새로운 모델 정립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세계 100대 핀테크 혁신기업 중 단 한 곳도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않았다면서 혁신을 막고 있는 것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가 아니라 정부의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위해 비켜주고 양보하는 곳은 없다”며 “성공한 기업들은 모두 대기업이 하지 않은 사업을 해서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성장과 쇠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지배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의 베조스와 페이스북의 저커버그가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며 차등의결권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례를 들며 오히려 재벌체제가 안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이들은 회사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대를 이어가면서 검증을 받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