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보편요금제 도입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알뜰폰 사업자들이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실현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부터). |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8일 “현재 상황을 볼 때 보편요금제가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며 “야당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만큼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가 의무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는 월 1만 원대의 요금에 200분 음성통화, 1기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으로 현행 통신사 요금보다 훨씬 저렴하다.
국내 이통3사와 알뜰폰 사업자들은 수익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고 통신사의 존립기반마저 위협할 수 있다며 보편요금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미 약정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오르고 저소득층 요금감면제 도입도 유력한 상황에서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영업이익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편요금제의 경우 국회 통과가 필수적인데 여소야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어 입법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야당은 알뜰폰사업자의 피해 가능성과 민간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간섭을 명분으로 앞세우고 있다”며 “여당에서도 일부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통3사 실적은 요금할인율 상향효과로 당분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약정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 통신사들이 보조금 등 마케팅비를 크게 줄이며 오히려 이통3사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인 마케팅비용 감소효과가 요금할인 증가폭을 상쇄할 것”이라며 “2019년 이후 장기적인 실적감소는 5G 등 신기술 도입을 앞당겨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가 내놓은 하반기 이통3사 연결기준 합계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1조9119억 원에서 2조334억 원으로 높아졌다. 내년 상반기 추정치도 2조1239억 원에서 2조3625억 원으로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