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민주당 김한길(오른쪽)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2일 오전 신당 창당 발표는 철통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김 대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놓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내부 의견을 수렴한 끝에 ‘무공천’으로 기울자 안 의원과 통합하는 방향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김 대표는 오래 전부터 통합을 놓고 고민했다.
지난 1월 초 안 의원과의 연대를 주문하는 당 내부의 목소리가 나오자 김 대표는 “안 의원 문제는 나하게 맡겨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이때부터 연대를 넘어 통합도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24일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당시 오찬회동을 열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관철을 위해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그 자리가 통합 논의의 첫 출발이었던 셈이다.
민주당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통합은)1월24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게 맞다. 그날 공개적으로 오찬회동에서 두 사람은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구태정치를 반복하는 현 집권세력에 대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는데 공감했다. 이 때 가장 넓은 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안 위원장이 기초선거의 정당공천 폐지를 먼저 치고 나오며 민주당의 선택을 압박하자 이에 대한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통합 쪽으로 급격히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 밖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기초공천 폐지를 만장일치로 의결한 뒤 같은 날 밤 안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통합을 제안했다. 안 위원장이 김 대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두 사람의 통합 논의는 급속하게 진행됐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지난 1일 오전 8시30분께 직접 만나 소수의 배석자가 참석한 가운데 2시간30여분 동안 논의를 한 데 이어 각자 일정을 소화한 뒤 같은 날 저녁 다시 만나 2일 0시40분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그 끝에 마침내 제3지대 '신당창당'이라는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두 사람은 2일 오전 10시 긴급 공동기자회견을 열기 전까지 통합 결정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철통같은 보안을 지켰다. 두 사람이 각각 민주당 최고위원회와 새정치연합 운영위원장단 회의 시각까지 오전 9시로 맞춰 비공개로 진행한 것도 보안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일정상 불참한 양승조 최고위원에게 전화로 동의를 얻은 뒤 만장일치로 신당 창당에 찬성했다. 안 위원장은 공동위원장단과 긴급회의를 열어 민주당과의 신당 창당 추진 방침을 알렸고 추인을 받았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민주당 최재천 본부장과 새정치연합 송호창 소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단 회의를 열고 창당준비단과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등을 비롯한 신당창당 작업에 착수했다.
김 대표와 안 운영위원장이 합의한 ‘제3 지대에 신당을 창당’한다는 의미는 새로운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를 만든 신당을 창당한 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류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창당발기인대회에 합류할 인사의 비율도 50대50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에서 창당발기인에 참여할 인사들은 일단 각자 소속 정당에서 탈당해 신당의 창당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오는 20일께 열릴 발기인대회에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 등록이 되면 신당과 각당의 합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신당의 지도부를 뽑을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모든 일정은 3월 내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6월 선거를 고려할 경우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3월20일쯤 신당창당을 완료한 뒤 26~28일쯤에는 민주당과 합당까지 신당창당과 합당 작업을 모두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