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7-09-13 17: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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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애플 새 스마트폰 ‘아이폰X’의 출시지연을 틈타 ‘갤럭시노트8’과 ‘V30’의 국내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애플의 새 스마트폰이 역대 최고가인 데 비해 차별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승부를 노려볼 만하다.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LG전자 'V30'.
13일 LG전자는 V30의 국내 사전예약을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사전예약 후 26일까지 V30을 개통하면 구글 신제품 VR기기인 ‘데이드림뷰2’를 1천 원에 살 수 있으며 V30 액세서리 키트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12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를 열고 국내에서 갤럭시노트8의 장점을 소개했다. 애플과 LG전자에 앞서 국내에서 사전예약을 받아 닷새 만에 65만 대를 판매하는 등 초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두 회사는 13일 공개된 애플 아이폰X의 국내 출시시기가 늦어진 틈을 타 판매량을 바짝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10주년 기념작으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았던 아이폰X는 미국 등 1차 출시국가에서 10월27일부터 사전 예약판매가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애플이 신제품을 공개한 뒤 다음날 판매를 시작한 것에 비해 한 달 반가량 판매시기가 늦춰진 셈이다.
그동안 외신과 증권가에서 제기했던 새 아이폰의 생산물량 부족이 현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궈밍치 KGI증권 연구원은 투자보고서를 통해 “아이폰X 생산량이 하루 1만 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더욱이 한국은 3차 출시국에 포함돼 정식으로 애플 신제품을 받기 위해서는 이르면 12월 중반에서 늦으면 내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X 국내 출고가가 역대 최고가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쟁제품과 비교해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와 국내 전자업체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아이폰X 64GB모델은 미국 기준으로 999달러(한화 약 112만7천 원), 256GB모델은 1149달러(129만7천 원)에 이른다. 국내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하면 256GB모델의 경우 국내 출고가가 140만 원대에 이르게 된다. 반면 갤럭시노트8의 국내 출고가는 109만 원~125만 원대, V30은 90만 원대 중반 정도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는 갤럭시노트8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차별성이 줄어든 반면 높은 가격 및 수요대비 공급의 한계 등으로 4분기 전 세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아이폰X는 애플 전작들과 달리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를 추구했지만 오히려 경쟁제품과는 비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노트8, V30 등과 동일한 올레드패널을 적용하고 테두리와 홈버튼을 없앤 대화면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지문인식 센서 대신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ID’로 대체한 점 정도가 차별점으로 꼽힌다.
카메라 역시 후면 1200만 화소 듀얼카메라를 장착하고 광각렌즈와 망원렌즈 모두 손떨림방지(OIS)모듈을 적용한 점은 갤럭시노트8과 유사하다. 카메라성능은 오히려 V30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1600만 화소에 F1.6 조리개를 갖춘 듀얼카메라를 장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제품과 관련해서 자체 로드맵을 기준으로 출시시기 등을 정하고 있다”며 “경쟁제품 출시시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X와 함께 공개된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가 오히려 강력한 경쟁제품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는 아이폰 전작들과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하되 강도를 높인 유리를 채택하는 등 전작보다 성능을 조금씩 높였다.
아이폰8시리즈는 미국 기준 15일부터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해 국내에서는 10월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다. 출고가는 아이폰8의 경우 699달러부터, 아이폰8플러스는 799달러부터 시작된다. 이에 따라 국내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100만 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8 국내 출고가와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