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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공백으로 주목받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2-28 15: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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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수 공백으로 주목받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최창원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주식회사 대표이사 회장(오른쪽)

최태원 회장 형제의 실형 확정으로 SK그룹의 오너 공백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사촌 최창원(51) SK케미칼 부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단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태원(55) SK그룹 회장과 최재원(52) SK그룹 부회장의 유죄 확정으로 SK그룹은 장기 총수 부재 상황을 맞게 됐다. 문제의 심각성은 공백이 아니라 장기화다. 최 회장은 2017년 9월까지, 최 부회장은 2016년 9월까지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재계에선 당분간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SK그룹이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협의회 의장인 김창근(65) SK이노베이션 회장이 구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SK의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이끌며 이미 지난 1년 동안 최 회장을 대신해 그룹 주요 사안을 결정해 왔다.


◆ SK그룹의 ‘적자’ 최창원 부회장에 쏠리는 시선


하지만 일각에선 최창원 부회장을 주목한다. 전문경영인인 김창근 의장으로는 한계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김 의장이 수조원이 동원되는 굵직한 사안들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SK그룹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미 SK텔레콤과 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며 오너 부재 상황을 걱정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제로 현재 SK케미칼과 SK가스를 맡고 있다. 형인 최신원 회장은 현재 SKC를 담당하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과 최신원 부회장은 SK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다.


최종건 회장이 1973년 별세했을 때 최창원 부회장이나 최신원 회장은 모두 어린 나이였다. 때문에 경영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최종건 회장의 동생인 최종현 회장이 SK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했다. 최종현 회장 사후에도 SK그룹은 최종현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최창원 부회장은 서울대와 미국 미시건대 MBA를 졸업한 후 199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1996년엔 선경인더스트리 전략기획실 실장으로 있으면서 한국 기업으로선 최초로 '명예퇴직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비록 아버지의 경영은 승계 받지 못했지만 빠른 승진을 거듭했다. 1998년엔 SK상사 기획조정실장 전무를 맡았고 2003년 SK건설 사장실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SK가스와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 ‘계열분리 판’ 짜오던 최창원의 향후 행보는?


최창원 부회장은 엄밀히 말해 SK그룹의 ‘적통’이다. 그러나 SK그룹의 경영권이 아버지 대에서 형제로 넘어가면서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지 못했다. 그래서 최창원 부회장은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의 몫'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창원 부회장은 계열 분리 쪽으로 움직여 왔다. 현재 화학과 가스 부문은 사실상 계열분리가 완료된 상태다. SK케미칼은 2010년 12월 SK가스에 대한 지주회사인 SK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45.5%에 달한다. 최창원 부회장은 이미 SK케미칼의 지분을 10.18% 보유한 최대주주다. SK가스의 실질적 지배자다.


SK건설의 경우 지난해 11월 경영난과 유상증자가 이뤄져 계열분리가 어려워진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케미칼이 28.2%, 최창원 부회장이 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상증자로 인해 최태원 회장과 격차는 더 벌어진 상태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회사인 SK를 통해 SK건설 지분 44.5%를 보유하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은 최근까지 ‘책임경영’의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9월 영업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SK건설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최창원 부회장은 사퇴와 함께 자신이 보유한 SK건설 지분 5.6%를 회사에 무상으로 증여하기도 했다. 증여 규모는 132만5000주로 560여 억 원에 이른다.


최창원 부회장은 또 SK경영경제연구소 책임을 맡고 있다.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라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회사별 독립경영과 그룹단위의 시너지 경영을 목표로 하는 이 모델에서 SK경영경제연구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창원 부회장은 앞으로 계열분리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SK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최창원 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전망을 놓고 SK그룹 내부 관계자들조차도 엇갈린다.


SK그룹에 오너 역할을 할 인물로 최창원 부회장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을 들어 그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SK의 지배구조에 어떤 형태든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최창근 부회장이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SK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최창원 부회장의 지분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그가 오너 경영의 주역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따라서 최창원 부회장으로서는 상황을 관망하다 계열분리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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