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8의 예약판매기간에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출시 초반의 흥행속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로 꼽히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8이 현실적으로 장기흥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초반 수요확보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7일 한국에서 갤럭시노트8 사전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등 예약판매를 더 일찍 시작한 국가에서는 이미 소비자들에 배송도 시작됐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국내 예약판매량이 40만 대, 올해 갤럭시S8이 100만 대로 잇따라 최고기록을 써온 만큼 이번에도 ‘연타석 홈런’을 칠지 주목받고 있다.
예약판매는 소비자가 구매의사를 유지할 의무가 없어 모든 물량이 실제 개통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만큼 초반흥행을 예상해볼 수 있는 가늠자로 꼽힌다.
갤럭시노트8의 경우 삼성전자가 출시 초반에 판매량을 극대화하는 데 더욱 신경을 쏟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번 예약판매성과는 특히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12일 공개하는 신제품 ‘아이폰8’이 글로벌시장에 출시되면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대거 쏠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8의 생산차질로 미국 등 주요국가에서 10월, 전 세계에는 연말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8이 수요를 선점할 시간을 1~2개월 정도 번 셈이다.
하지만 갤럭시노트8의 높은 출고가와 줄어든 혜택으로 예약판매에서 고전할 가능성도 나온다.
출고가가 64기가 기준 109만 원대, 256기가 모델 125만 원대로 역대 가장 높은데다 소비자들이 예약구매를 하는 데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사은품 가치도 이전작보다 낮다.
LG전자가 신제품 V30의 출시일을 갤럭시노트8과 맞춰 내놓고 휴대성 등 차별화요소를 강조해 이전보다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하반기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사 제품이 출시되면 치열한 맞대결이 불가피해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다소 나빠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초반에 마케팅비 투입과 역량을 집중해 효율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쓴다면 이런 우려를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아이폰8의 출시를 앞둔 공백기를 틈타 예상보다 큰 비용을 들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미국 등 주요 스마트폰시장이 최대 성수기를 맞는 만큼 일반적으로 마케팅비용도 늘어난다"며 "경쟁사 제품 출시와 큰 관계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 삼성전자가 9월7일 갤럭시노트8 사전판매를 시작했다. |
이전작인 갤럭시S8은 초반 흥행성과에 비해 중장기적인 수요는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실적반등에 충분히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럭시노트8 역시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를 딛고 실적을 큰폭으로 반등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8을 출시하며 “이전작인 갤럭시노트5는 출시 뒤 연말까지 1100만 대의 판매량을 올렸는데 이번에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갤럭시노트8이 갤럭시노트7 구매를 원하던 소비자들의 대기수요를 흡수하며 올해 출하량 1천만 대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한국 기준으로 14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한 뒤 21일 갤럭시노트8을 정식으로 출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