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주력부문으로 꼽는 고부가가치선박과 해양플랜트 수주에서 시장환경 탓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미포조선은 중대형선박을 계속 수주하겠지만 매출회복은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4일 “중국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선박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컨테이너선 수주에서 강점을 보였던 현대중공업에 큰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며 “또한 2017년부터 LNG선 수요도 줄면서 현대중공업은 고가 선박 수주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프랑스 컨테이너선사인 CMA CGM은 최근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과 후동중화조선 등 중국 조선사 2곳에 2만2천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유 연구원은 “CMA CGM가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은 LNG선 다음으로 높은 가격대의 선박”이라며 “중국 조선사들이 부가가치가 낮은 벌크선을 주로 수주하던 데서 컨테이너선까지 넘보는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LNG선은 공급과잉과 낮은 용선료 탓에 추가적인 발주물량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최근 부유식 가스저장·재기화설비(FSRU) 1척을 수주한 것을 제외하고 2017년 들어 LNG선 수주량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며 “대형 컨테이너선과 함게 LNG선 수주가 불투명해지면서 고부가가치선박 수주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중공업은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8년까지 매출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18조7217억 원, 영업이익 5199억 원을 낼 것으로 유 연구원은 예상했다. 2016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4%, 68.3% 줄어드는 것이다.
삼성중공업도 주력부문인 해양플랜트 수주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전통적으로 LNG선과 해양플랜트 수주를 해왔다”며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데도 2017년 상반기에 해양플랜트 2건을 수주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이 계약 건이 정상적으로 인도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에 매드독2 부유식 해양생산설비(FP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저장·재기화설비(LNG-FSRU)를 수주했지만 두 설비는 아프리카 심해에 위치한 해상유전에 투입되는 탓에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인도가 지연될 수 있다.
특히 저유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다른 해상유전 프로젝트들도 지연돼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일감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진다.
유 연구원은 “LNG선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추가적인 발주 없이도 미국에서 채취되는 LNG 물량을 나를 수 있는 상황인 점도 삼성중공업에 녹록치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에 매출 8조3475억 원, 영업이익 1222억 원을 낼 것으로 유 연구원은 예상했다. 2016년과 비교해 매출은 19.8% 줄어들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은 MR탱커(중형 유조선) 수주를 이어가더라도 매출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들이 미국에서 에탄분해시설(ECC)을 잇달아 증설하면서 2018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에틸렌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들어 MR탱커 수주를 늘릴 수 있었던 것도 2018년부터 화학제품 운송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은 2017년 1분기에 5척, 2분기에 28척 이어 7월 6척의 MR탱커를 수주했다.
유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 허리케인 하비 영햐으로 에탄분해시설 가동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매우 단기간에 국한될 것”이라며 “에탄분해시설 가동이 취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MR탱커 발주는 꾸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매출 3조6633억 원, 영업이익 1396억 원을 낼 것으로 유 연구원은 예상했다. 2016년과 비교해 매출은 13.2% 줄어들고 영업이익도 32.7% 감소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