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할까?

권용원 사장은 그동안 인터넷은행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는데 최근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권 사장도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키움증권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할지 여부와 관련해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며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위탁매매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를 인터넷은행 사업에 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 사장은 그간 여러 차례 언론인터뷰를 통해 인터넷은행의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현재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설립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의 인터넷은행 설립의지는 키움증권이 온라인거래에 강점이 있다는 자신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

키움증권은 영업지점없이 온라인으로만 증권업무를 한다. 저렴한 수수료와 편리한 트레이딩시스템 등에 힘입어 2005년부터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IT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금융서비스인 ‘핀테크’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권 사장은 인터넷은행 설립으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현재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데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키움증권도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은산분리는 은행이 산업자본에 예속되는 것을 막는 규제를 말한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은행지분을 최대 10%까지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4%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모회사인 다우기술이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은산분리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더라도 현재로서는 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없어 경영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설립을 주도한 카카오는 은산분리 규정에 따라 10%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58%) 등이 쥐고 있다.

키움증권은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탄생한 제1, 2호 인터넷은행 인가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은산분리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금융계에서 계속 제기됐다.

원 연구원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산분리를 완화하고 제3호 인터넷은행의 설립을 허용하면 키움증권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