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익 흥국생명 사장이 영업점 축소 등을 추진해 재무상태 개선에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이 거세져 부담도 안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사장이 추진하는 역량성과급제 확대를 놓고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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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이사 사장. |
흥국생명 노조는 24일 조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노조는 5월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한 임시총회를 여는 과정에서 사측이 방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임시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휴가신청을 냈지만 사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사측이 진행하고 있는 역량성과급제 확대와 영업점 축소 모두 사실상 인력 구조조정이라고 보고 강하게 불만을 보이고 있다.
조 사장은 직원의 성과를 바탕으로 등급을 네 개로 나눈 뒤 좋지 않은 등급을 받은 직원의 임금을 최대 30%까지 삭감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5월부터 전국 140곳의 전속 지점을 80곳으로 축소 재편하고 22개의 대형플라자를 10곳으로 줄이는 등 몸집줄이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지점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지점장들 50명이 강제로 해고됐고 앞으로 역량성과급제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직원들이 알아서 퇴사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만큼 사측의 이런 처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성과연봉제를 철회하겠다고 한 뒤 기존 역량성과급제의 비율을 늘리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성과연봉제와 다를 것이 없는 만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3월 초 흥국생명 대표이사로 오른 뒤 흥국생명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타개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다른 생보사들은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조 사장은 자구책으로 흥국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과 자회사인 흥국화재 지분을 태광그룹 계열사에매각하는 방법도 찾고 있지만 실현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조 사장은 비용절감을 통한 체질개선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몸집줄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시중은행 6곳은 흥국생명의 재무건전성이 심각하다는 판단을 하고 5월 방카슈랑스 상품 일부의 판매를 중단했는데 7월 KB국민은행, 기업은행, NH농협은행 등이 판매를 재개했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도 판매 정상화를 검토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경영지표도 개선됐다.
흥국생명은 3월 말까지만 해도 지급여력비율이 148.5%로 생보사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었는데 6월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166.2%까지 올라갔다.
상반기 순이익도 1192억 원가량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5% 늘어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